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오는 23일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과 이사 수 19명 상한 안건에 모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고려아연 임시주총 의안분석 보고서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은 소수주주 이익을 보호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다"며 찬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가족회사 유미개발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은 '3%룰'이 적용되어 이번 임시주총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 회장 측이 올린 이 안건에 영풍·MBK파트너스는 반대하고 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사회 이사 수를 19명으로 제한하는 안건에도 찬성했다. 그 이유로는 "이사회 정원에 상한이 없을 경우 이번 임시주총에서 신규 선임되는 이사는 최대 21명이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이사회 인원은 총 33명이 된다"며 "이는 이사회 운영과 의사결정에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기업의 평균 이사회 구성 인원과 이사 수 분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사 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하는 것이 이사회 기능과 운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13명인 이사회 정원(성용락 사외이사 사임으로 현재 이사 수는 12명)을 19명으로 늘리는 데 찬성함으로써 서스틴베스트는 정관 변경과 관련된 쟁점 두 가지(집중투표제 도입, 이사 수 상한)에 대해 모두 최 회장 측을 지지했다.
다만 신규 선임할 이사 7명은 모두 MBK·영풍 측 인사로만 채울 것을 권고했다. 이사회 운영의 독립성·투명성 측면에서 현 경영진을 교체할 정도의 결격 사유는 없지만, 감독과 관리기능 강화를 위해 현 경영진을 견제할 이사가 선임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스틴베스트는 "급진적 변화보다 경영진에 대한 이사회의 독립성, 관리감독 및 자문기능을 강화하면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보유 기술과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장기 주주가치에 더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스틴베스트는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경영성과와 관련해 기존 사업의 안정적 유지와 더불어 신사업 투자 및 성과에 대한 투자자 소통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그니오·원아시아 등 거버넌스 이슈를 불러온 의문의 투자 건들에 대해서는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주주 소통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호정 서스틴베스트 의안분석파트장은 "장기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이사회가 투명성 위에 독립적이고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이사회의 경쟁력과 투자자 소통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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