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상장사, 자사주 1000억 팔아 상여금·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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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5-02-0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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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SU·스톡그랜트 방식으로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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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새해 들어 자사주 처분을 공시한 상장사 25개 중 15개가 10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 임직원 상여금과 성과급을 지급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5개 상장법인이 임직원 상여금 지급과 보상을 위해 약 980억7531만원(117만8969주) 규모 자사주를 처분한다.
 
현재까지 자사주 처분을 공시한 상장사는 25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곳 정도 적다. 길었던 설 연휴를 감안하면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이 자기 주식을 처분하는 주된 목적은 임직원 사기 진작과 애사심 제고다. 기업들은 보유 중인 자사주를 현금화해 성과급과 상여금 지급 재원으로 활용하거나 직접 주식을 직원들에게 교부하는 방식으로 보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때 주로 RSU(제한조건부 주식보상), 스톡그랜트 방식이 사용된다.
 
RSU는 일정 기간 근속하거나 특정 성과를 달성해야 지급하는 주식 보상으로, 직원들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스톡그랜트는 별도 조건 없이 즉시 지급하는 주식 보상으로, 성과급 개념에 가깝다.
 
업계에 따르면 로보티즈는 이날 자사주 9270주를 처분해 확보한 약 3억4855만원을 임직원 성과보상용으로 사용한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727억원(33만3559주) 규모 자사주를 처분해 상여금을 지급한다. 네이버 역시 210억원(10만8354주) 규모 자사주를 처분해 임직원 4428명에게 각각 474만원 상당 주식을 지급할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사주 처분은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증가시켜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성과급 지급을 위한 자사주 활용은 직원 사기를 높이고, 회사와 유대감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은 직원 보상 대신 오너 일가가 우회적으로 지분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따르면 임원 등에게 이연지급하는 성과보수는 주식 또는 주식연계상품으로 지급하고 있다. 오너 일가 역시 자사주 상여금을 받는다. 경영 성과와 무관하게 지급하면 오너 일가 지분만 늘릴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처분을 통한 임직원 보상이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연계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보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실적과 연결된 방식으로 운영되면 주주가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오너 기업은 경영 성과와 별개로 자사주를 상여로 지급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이 불공정 거래 요소가 있는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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