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캐나다 및 멕시코, 중국을 상대로 한 미국의 보편관세 부과 예고에 급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멕시코에 대한 관세 유예 소식에 낙폭을 크게 줄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2.75포인트(-0.28%) 내린 4만4421.91에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96포인트(-0.76%) 내린 5994.57에 장을 닫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5.49포인트(-1.20%) 떨어진 1만9391.96에 거래를 마쳤다.
애플 주가는 3.39% 하락해 전기차 업체 테슬라(5.17%↓)를 제외하면 미 주요 기술 대기업 가운데에서는 낙폭이 가장 컸다. 이날 애플 주가의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행이 전방위적인 관세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휴장기간인 지난 1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월가의 로젠블라트증권 바르톤 크로켓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중국 관세에 포함되는 것은 우리 예상과 다른 것”이라며 “애플이 가격 인상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트럼프를 화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칩 대장주인 엔비디아도 2.84% 하락 마감했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지난 한 달간 15% 급락했다.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자동차주도 약세를 보였다. 제너럴모터스(GM)는 3.15%, 포드는 1.75% 내렸다. 자동차 부품사인 앱티브와 자동차 래핑 등 제조사인 에이버리 데니슨은 각각 2.79%, 1.23% 하락했다. 포드는 이날 개장 초 5% 급락했다가 멕시코 관세 유예 소식에 낙폭을 1.9%로 줄인 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행이 전방위적인 ‘관세 전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다우지수는 개장 초 한때 낙폭을 1.5%까지 키웠고 나스닥 지수는 하락 폭이 한때 2.5%에 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4일 관세 조치 발효를 하루 앞두고 이날 오전 멕시코에 대한 관세 조치를 한 달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가 다소 잠잠해졌다.
BMO 패밀리 오피스의 캐럴 슐라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수단으로 관세를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진지하게 견지해왔다”며 “관세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단기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G스퀘어 자산관리의 빅토리아 그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은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기본 시나리오는 지금 상황이 매우 일시적이고 양보를 통해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월 인도분이 장 초반 전장대비 3.65% 급등한 배럴당 75.18달러까지 치솟았으나 멕시코 관세 유예 소식에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WTI는 0.63달러(0.87%) 상승한 배럴당 73.1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이날부터 근월물 기준이 된 4월 인도분이 0.29달러(0.38%) 오른 배럴당 75.96달러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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