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츠와프의 쥐들: 카오스=로베르트 J. 슈미트 지음. 정보라 옮김. 다산책방.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 정보라가 직접 기획하고 번역한 소설이다. 정보라는 1960년대 공산주의 폴란드의 억압과 부조리에서 군사독재 치하 한국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 시리즈 번역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1963년에 폴란드 서부에 있는 대도시 브로츠와프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출혈성 천연두 감염 사태를 소재로 한 좀비 아포칼립스 소설이다. 천연두 감염을 통제하기 위한 격리병동에서 ‘죽지 않는 시체’인 좀비가 등장한 이후 간호학교, 군대, 교회 등 서로 다른 집단에서 발생하는 예측 불가능한 전염이 좀비 아포칼립스를 불러온다.
냉전 시대 공산주의 체제에서 좀비 사태를 통제하는 주인공은 군인과 경찰들이다. 폐쇄적인 사회 속 엄격한 집단은 이전에 본 적 없는 독특한 좀비 서사를 만들어낸다. 질서를 세우기 위해 싸우는 군경과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시민들. 그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불러오더라도 그들은 살아남아야 한다.
“전쟁이 진짜로 뭔지 알아?” 비시니에프스키가 고개를 저었다. “도박이야. 진짜로 죽음의 도박이라고. 최고로 잘 훈련된 지휘관이 전투 시작하고 몇 초 만에 죽어버리기도 하고 대대 전체에서 최악의 고문관이 살아남기도 해. (…) 영웅도 겁쟁이도 똑같이 죽어.” (555쪽)
모닥불 타임= 마틴 곤잘레스, 조시 옐린 지음. 김태훈 옮김. 김영사.
저자들은 구글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구글 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책임자로, 전 세계 수많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강의와 코칭을 진행해왔다. 기술 혁신이나 사용자 경험 등 외부 문제에 집중했던 그들은 리더들과 소통하다 보니 리더십 문제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책은 9년 동안 70여 개국의 스타트업 팀에서 실행하고 입증한 1일 워크숍 ‘모닥불 타임’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두 저자는 인간관계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모닥불 타임’이라는 워크숍을 개발했다. 모닥불 타임의 핵심은 하루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팀원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전체 일정은 4타임으로 나뉘며, 현실 인식에서 문제 해결로 나아간다. 또한 이 책은 워크숍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는 물론 모닥불 타임을 이상적인 루틴으로 만들기 위한 방법까지 제시한다.
“벤처 투자 업계는 말을 보고 베팅하는 게 나은지, 기수를 보고 베팅하는 게 나은지 오랫동안 논쟁을 벌였다. 말은 제품, 전략, 재정 상태를 말한다. 기수는 창업자와 팀을 말한다. 토머스 데이비스는 실리콘밸리의 성공적인 초기 벤처 투자자 중 한 명으로서 일찍이 인텔과 애플을 지원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갖고 있다. '사람이 제품을 만들지, 제품이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닙니다.'" (48쪽)
부자는 왜 더 부자가 되는가=로버트 기요사키 지음. 오웅석 옮김. 민음인
이 책은 전 세계에서 4000만 부 이상 판매된 재테크 밀리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시리즈다. 저자는 ‘좋은 학교에 가서 취직하고, 열심히 일해서 빚을 갚고, 주식시장에 장기 투자하라’는 기존의 성공 공식이 오늘날 더는 유효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세계화로 인해 생산직 일자리는 이미 중국, 인도, 멕시코 등으로 이전되었고,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사무직 일자리마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늘날 더욱 벌어지고 있는 부유층과 다른 계층 간의 격차는 도덕적인 위기이자 사회적인 시한폭탄”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학교에서는 돈에 대해 무엇을 가르쳐 주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자신이 학교에서 또 가난한 아버지에게서 배울 수 없었던 금융 교육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한 금융 교육이란 무엇인지 추적한다.
"돈은 언어다. 부자가 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굉장히 비슷하다. 시간, 연습,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12쪽)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