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MP 핵심' PE모듈 2027년 단산…현대차그룹 실속경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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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5-02-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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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트라스 평택공장 사진모트라스
모트라스 평택공장 [사진=모트라스]
현대차그룹의 모듈 생산전문 계열사인 모트라스가 전기차용 핵심 부품의 자체 생산을 멈춘다. EV6와 니로, 아이오닉 등 주요 전기차용 PE모듈 생산은 외주로 넘겨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밑그림의 일환이다. 미국발 보편관세 정책과 중국 저가 공세 등 어려운 글로벌 여건에도 원가절감을 통한 전기차 사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모트라스는 오는 2027년 PE모듈 단산을 검토하고 있다. PE모듈은 모터, 인버터, 감속기 등을 통합한 전기차의 핵심부품으로 E-GMP의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부품으로 평가된다. 모트라스는 평택공장에서 연간 4만대 규모의 니로, EV6 등 PE모듈을 생산해왔다. 평택공장 생산 PE모듈이 단산되면 아이오닉 5·6·9 PE모듈을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생산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출시된 아이오닉 9의 경우 전륜 PE모듈은 외주인 진영산업에 맡기고 후륜 물량은 모트라스가 책임지고 있다. 

PE모듈 단산의 주된 배경에는 전기차 판매 부진이 자리한다는 평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2023년 11만1911대에서 2024년 8만5203대로 31.3% 급감했다. 현대차·기아 전기차 수출대수도 2023년 34만4017대에서 지난해 25만4967대로 9만대 가까이 줄었다. 모델별로도 판매 부진이 뚜렷했다. EV6의 지난해 판매량은 9140대로 전년 대비 47% 줄었다.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는 각각 14.7%, 46.6% 감소했다. EV9와 니로는 각각 69%, 80% 뒷걸음질쳤다. 이에 부품의 공급 유연성을 통한 가격 합리화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돌파하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보편관세와 중국산 전기차 가격 인하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져가는 점도 현대차그룹의 원가절감을 서두르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기아는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중 17.9%를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미국이 오는 4월쯤 멕시코산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면 현대차그룹으로선 미국 내 판매 20%에 해당하는 차의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 

또 이로 인한 수익성 저하도 우려된다. KB증권에 따르면 미국이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부과 유예를 연장하지 않고 한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매길 경우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각각 1조9000억원, 2조4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2000만원대 BYD와의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현대차그룹은 개발, 생산 등 다방면에서 원가 절감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이 올해 신년회에서 "기술, 원가 측면에서 품질과 더불어 과거와는 다른 성장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것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래 시장은 지속적인 수익창출을 하기 쉽지 않아 인건비와 원가 비용 리스크를 어떻게 줄이느냐에 따라 지속가능한 경쟁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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