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막걸리와 약주는 온도조절을 잘못 하면 신맛 쓴맛이 나면서 숙성과정에는 술독에 날마다 잘 익으라고 좋은 얘기를 해야 되지.”
전라남도 여수 섬달천에서 황칠을 이용한 전통주를 빚으며 정성을 다하는 황홍선(67)·최영자(63) 부부가 걸어온 황칠 막걸리와 약주의 여정을 따라가 봤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술을 빚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가양주를 익힌 황홍선 사장은 그렇게 15년간 직접 술을 빚어 마시던 그는 2022년 주조 면허를 취득하며 본격적인 전통주 제조에 나섰다.
최영자 여사는 “장성을 오가며 전통주 빚는 법을 배우던 중, 친정 어머니가 38년 전 보길도에 심어둔 황칠나무를 보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떠올렸다”고 술과 황칠이 만나 탄생한 특별한 인연을 회상했다.
황칠은 재배가 까다로운 나무로, 그의 어머니의 외삼촌이 직접 자연산 씨앗을 구해 보길도에서 키운 귀한 약재였다. 황홍선 사장은 이 황칠을 전통주에 접목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막걸리와 약주를 빚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쌀 몇백 킬로그램을 버리는 실패를 겪으며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공장을 차리고 허가를 받는 데만 1년이 걸렸고, 전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홍보에 나섰다.
그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2023년, 황칠 막걸리는 전라남도지사 우수 농산물로 선정되었고,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까지 획득했다. 이어 2024년, 우리술 품평회에서 당당히 20위 안에 들며 품질을 인정받았다.
현재 그가 생산하는 술은 막걸리(7도, 9도)와 약주(13도) 세 가지다. 쌀을 60일 동안 숙성하고 3번 빚은 삼양주 기법으로(고두밥을 세 번 쪄 계속 숙성하면서 섞으는 방법) 황칠의 가지와 잎을 채 썰어 진액을 첨가하는 독특한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정성으로 빚은 그의 황칠 막걸리와 약주는 온라인 술 마켓을 통해 서울과 경기 지역에도 유통되고 있으며, 특히 과천 경마장 입구에서도 판매하면서 지난해만 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들 부부의 하루는 바쁘다. 낮에는 홍보 활동을 위해 전국을 누비고, 밤에는 다시 술을 빚는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쌓아온 그의 노력이 전통주 시장에서 어떻게 더 빛을 발할지 기대된다.
여수의 맑은 물과 좋은 공기, 그리고 황칠이라는 귀한 약재가 만나 탄생한 황칠 생막걸리와 약주는 전통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특별한 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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