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컴 시대가 앞당겨지며 보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양자내성암호'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공공 정보시스템에 양자내성암호를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025년 양자내성암호 시범전환 지원사업'을 위한 사업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주도로 양자내성암호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자내성암호는 양자컴퓨터로도 해독하기 어려운 새로운 암호화 기술이며, 차세대 보안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번 사업은 공공 정보시스템에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해 그 성능과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엔 에너지, 의료, 행정 등 세 분야에 대해 시범 전환을 추진하고 향후 국방·금융 등으로 확장해 전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2035년까지 국가 암호체계 전반을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양자내성암호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2021년부터 암호전문가로 구성된 '양자내성암호 연구단'을 발족하는 등 한국형 양자내성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준비해왔다.
향후 모든 공공 정보시스템에 도입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업계 반응도 뜨겁다. 라온시큐어를 비롯해 한컴위드, 크랩토랩 등 암호모듈을 연구 중인 국내 보안기업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라온시큐어는 크랩토랩과 양자내성암호와 동형암호 기술 사업화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컴위드는 최근 양자내성암호 기술을 적용한 무기체계 개발을 위한 국방 과제를 수주한 바 있다.
이번 사업은 대기업 참여 제한이 없어 양자암호 관련 사업을 적극 추진해 온 삼성전자를 비롯해 SKT·KT·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사들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양자내성암호 기능을 갤럭시S25 시리즈에 처음 탑재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1월 양자내성암호를 활용한 통합계정 관리 솔루션 '알파키'를 정식 출시하고, 공공·금융 등 기업 고객에 제공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미국 등 전 세계적으로 2035년까지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하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글로벌 추세에 맞춰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 방안을 마련했고, 이번에 첫 시범 사례를 바탕으로 국가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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