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의 Y] 다이어트 돌입한 스마트폰… 문제는 '스펙 다운'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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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기자
입력 2025-02-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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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얇아지는 폴더블폰… '바'형도 슬림화 참전

  • 줄어든 공간에 카메라·배터리 성능 저하 불가피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장에 전시된 갤럭시S25 엣지 사진이성진 기자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장에 전시된 갤럭시S25 엣지 [사진=이성진 기자]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선보인 이후 휴대폰 시장이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면서 '바(Bar)'형 디자인이 10년 이상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 기간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해 온 삼성전자와 애플은 중간에 물리 홈 버튼 삭제, 카메라 렌즈 개수 등으로 차별화를 줬지만 스펙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교체주기가 길어진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성장이 정체됐다.

이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폴더블폰, 인공지능(AI)폰, 슬림폰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도전하며 업황 불황 타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주요 기업들이 '초박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로 인해 제품의 성능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카메라, 배터리 등 부품업계도 한정된 공간에 고용량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지난달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2~2023년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2023년에는 약 11억4190만대에 그치며 10년 만에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다. 여기에 중국산 '가성비' 제품들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견고했던 삼성전자의 벽도 무너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출하량 점유율은 2022년 21%에서 지난해 19%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접히는 스마트폰인 '갤럭시폴드'를 내놓으며 새로운 폼팩터를 제시했지만, 화웨이 등 경쟁사들의 참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폴더블폰 비중은 전체 스마트폰의 1%대에 그치며 빠른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폴더블폰의 두께가 대중화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폴더블폰 선두주자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Z폴드6의 경우 접었을 때 두께가 12.1㎜에 달한다. 올 초 선보인 갤럭시S25(7.2㎜)보다 68.1% 두껍다. 이를 의식한 삼성전자는 두께를 1.5㎜ 줄인 갤럭시Z폴드 SE를 내놓으며 '슬림화'에 시동을 켰다.

중국 업체들은 이보다 더 얇은 초박형 폴더블폰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오포는 지난 20일 접었을 때 두께가 8.93㎜에 불과한 신작 폴더블폰 '오포 파인드 N5'를 공개했다. 바형인 갤럭시S25 울트라(8.2㎜)와 유사한 수준이다.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메이트XT는 두 번 접어도 12.8㎜에 불과하다.

폴더블폰이 바형 수준의 두께까지 도달하면서 기존 바형 스마트폰의 슬림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두께를 줄인 '갤럭시S25 엣지' 콘셉트 제품을 전시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오는 3월 3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5에서 이 제품을 공개하고 2분기 중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두께는 5㎜대로 추정된다. 이는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얇은 폰이다.

애플도 올 하반기 기존 플러스 라인업을 대체할 초박형 아이폰 '아이폰17 에어'를 선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두께는 5.5㎜로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제품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스펙 다운' 우려다. 기기가 작아지는 대신 탑재되는 부품의 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간 스마트폰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던 카메라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전시한 갤럭시S25 엣지 제품은 후면 카메라 렌즈가 2개에 불과했다. 갤럭시S25 울트라가 4개, 일반 모델도 3개인 점을 감안하면 성능 면에서 플래그십으로 분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아이폰17 에어는 단일 카메라 렌즈 탑재가 유력하다. 배터리도 마찬가지다. 제품이 작아지는 만큼 용량도 적어지는 원리다.

결국 슬림폰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부품업체들의 기술 개발 속도도 같이 따라와줘야 한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예컨대 잠망경 구조인 폴디드줌과 같은 기술이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슬림폰의 카메라 렌즈 개수가 줄어든 것은 두께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며 "카메라도 같은 성능으로 더 얇게, 배터리도 부피당 에너지 용량을 올리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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