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올해 주주총회 주요 안건은 'AI 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왔던 그룹 핵심 경영진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하며 AI 투자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기타 비상무이사는 사내이사는 아니지만 사외이사보다 권한과 책임이 더 넓다.
이통 3사 중 오는 25일 가장 먼저 열리는 LG유플러스 주총에선 지난해 11월 신규 취임한 홍범식 사장의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비상무이사로 새롭게 선임하며 남형두 사외이사를 재선임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권 COO가 전자, 그룹 등을 맡으며 전반적인 경영 활동과 통신 서비스 등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 비상무이사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권 COO가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하면서 LG유플러스의 파주 데이터센터 건설 등 AI 관련 투자와 저수익 사업 정리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LG유플러스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건물과 토지를 1053억원에 취득했다. 파주 데이터센터는 오는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사람 모두 기타 비상무이사로서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경영 지원 역할을 맡게 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주사는 그룹 전체의 경영 방향을 설정하고 계열사의 전략적 운영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며 "지주사 임원을 계열사에 비상무이사로 파견하는 것은 그룹 차원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오는 31일 주총을 열 계획이다. 지난 2023년 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임기가 오는 2026년 3월까지다. 김성철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것 외에 대부분의 이사들이 재선임돼 김영섭 대표가 진행하는 AI 투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통 3사의 설비투자 규모는 7조599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2조4350억원, KT 3조860억원, LG유플러스 2조380억원을 각각 설비투자에 투입한다. 지난해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5세대(5G) 통신망 투자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비투자 대부분을 AI 인프라 투자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서울 가산동과 양주, KT는 가산동, LG유플러스는 파주에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다.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면 이들 설비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SK, LG 임원이 각각 SKT, LG유플러스 비상무이사로 오는 것은 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투자와 경영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신사업 등 투자 방향성을 계열사와 일치시키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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