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2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 2월 전월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지난 1월 9000억원 줄며 감소세를 보였으나 한달 만에 반등했다.
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주담대다. 2월 주담대는 5조원 증가해 전월(3조2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은행권과 제2금융권에서 주담대는 각각 3조5000억원, 1조5000억원 늘어나며 1월 증가폭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전월 대비 6000억원 줄었다. 지난 1월 기타대출 감소폭(-4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7배 가까이 축소된 것이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은행권과 제2금융권 모두 가계대출이 늘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3조3000억원 증가했다. 주담대뿐 아니라 정책성대출과 은행 자체 대출이 각각 2억9000억원, 6000억원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1000억원 증가했다.
변수는 대출금리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이달 1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폭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픽스가 내려앉으면 은행의 주담대 상품 기준 금리도 비슷한 인하 폭이 적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어 대부분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인하할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당장 이달 하순부터 주담대 금리가 추가적으로 내려앉으면 3월 가계대출 증가 폭이 2월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1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주담대(분할상환식 만기 10년) 평균 금리는 4.44%로 지난해 11월보다 0.14%포인트 하락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을 1~2% 수준으로 제한한 데 이어 분기별 대출 총량을 감시한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오는 6월 말 금융당국의 대출 조이기 지시가 내려올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 1주택자 대출 제한 등 규제 강화 대책도 마련해 놓겠다는 구상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담대 등 실목적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3~4월에 대출 문을 닫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가격, 거래량에 따라 금융당국의 다른 심사·규제 기준이 내려질 수 있는 점이 가계대출 전망의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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