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신규주택 가격이 21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여전히 심각함을 보여줬다.
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월 중국 70개 주요 도시 신규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8% 하락했다. 이는 전달 하락폭(-5.0%)에서 개선된 것이지만, 21개월째 마이너스 증가율을 이어간 것이다.
게다가 전달 대비로는 0.14% 하락하며 6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1월(-0.07%)보다 낙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중고주택 가격도 악화했다. 특히 2월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1선 도시 중고주택 가격이 전달 대비 0.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1월엔 0.1%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상하이와 광저우 중고주택 가격 낙폭이 각각 -0.4%, -0.3%였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지난해 9월 말 부동산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도입한 이후 1선 도시 중고주택 가격이 전달 대비 처음 하락한 것이라며 "이는 위험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1선 도시 중고주택 시장은 중국 정부 시장 개입이 적어 시장의 실제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중국 부동산 시장 풍향계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2월 중국 부동산 개발 투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10.6% 감소한 것보다 낙폭을 줄였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우려를 자아냈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란 시장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올해 소비 진작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중국 지도부는 중국인 가계자산 비중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실제로 중국 지도부는 지난 16일 주민 소득을 증대해 소비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소비진작 특별행동 방안(이하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서는 도농 주민 소득의 합리적 증가를 위해 부동산 시장 안정 조치가 포함됐다.
올 초 열린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도 중국은 인프라 건설을 위한 지방정부 특수목적 채권 발행액을 전년도보다 5000억 위안 늘린 4조4000억 위안으로 책정하고, 주로 건설투자, 토지매수, 미분양주택 매입 등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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