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대형기술기업(빅테크) 텐센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 등 자본지출에 100억 달러(약 15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AI를 광고 게임 등 각 비즈니스에 접목한 덕분에 양호한 실적 상승세도 기록했다. 최근 딥시크 열풍 속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가 AI 투자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서다.
텐센트는 19일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보고서를 발표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텐센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만 AI 사업과 관련된 자본지출이 390억 위안에 달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고삐를 조이는 가운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거 구입한 결과다. AI 사업 투자가 늘면서 이 기간 텐센트의 자본지출은 전년보다 무려 5배 가까이 늘었다.
이로써 지난 한 해 텐센트 자본지출은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767억 위안(약 15조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약 12%를 차지했다.
텐센트는 올해도 AI 등 방면의 자본지출을 늘릴 계획이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본지출이 전체 매출의 10%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는 텐센트가 올해 약 100억 달러를 AI 등 자본지출에 투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제임스 미쉘 텐센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상장된 빅테크 기업 중에서는 지난해 4분기 텐센트 자본지출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기적으로 추리 훈련에 따른 컴퓨팅 수요가 어느 정도 비용 압박을 초래할 것이지만, 컴퓨팅 성능 최적화를 통해 비용은 통제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를 광고 부가가치 서비스 수익으로 전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마화텅 텐센트 최고경영자(CEO)도 "몇 달 전부터 우리는 신속한 제품 혁신과 심층 모델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AI팀을 재편하고 AI 관련 자본지출을 늘렸으며, 생성형 AI제품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역량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텐센트의 지난해 AI 등 R&D 투자액도 707억 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텐센트는 이러한 AI 투자가 광고 사업의 효율성과 게임의 수명 주기를 개선해 지속적인 수익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텐센트는 지난해 40조원에 가까운 순익을 올리며 양호한 실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18일 텐센트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이 6602억6000만 위안(약 133조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68% 급증한 1940억7000만 위안(약 40조원)을 기록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소셜미디어, 게임 등 주요 사업이 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특히 4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한 1724억5000만 위안을, 순익은 무려 90% 증가한 513억2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게임을 비롯한 부가가치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14% 증가한 79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국내시장 게임과 해외시장 게임 매출이 각각 23%, 15% 증가한 332억 위안, 160억 위안을 기록했다.
4분기 광고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350억 위안을 기록했다. 텐센트는 광고 순위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AI 모델 기능을 적용해 광고 기술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한 덕분에 클릭 수와 광고 투입을 늘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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