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87일 만에 직무에 복귀한 가운데, 첫 업무로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국무위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한 대행의 행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로 권한대행을 맡았던 지난해 12월 14일과 유사할 전망이다. 당시 한 대행은 권한대행을 맡자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대국민 담화문 발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을 열었다.
한 대행은 NSC를 소집해 안보 상황을 점검하고, 미국발 안보·통상 압박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 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NSC를 개최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한 대행의 가장 큰 숙제로 미국의 통상 압박 해소와 대미 외교라인 복원 등이 꼽힌다. 과거 주미대사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지낸 경험이 관세 분쟁 해소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한덕수 대행은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지금 세계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지정학적 대변화와 경제 질서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 운영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이미 현실로 닥쳐온 통상 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 데 저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여부도 관심 사안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해 12월 27일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등 5가지 사유를 들어 한 대행을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던 바 있다. 야당은 그동안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최 부총리에 대해서도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지난 21일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상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직무에 복귀한 한 대행을 향해 "즉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를 임명하기 바란다"며 바로 압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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