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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칼럼] 이재명 2심 무죄… 이젠 타협의 정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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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논설고문
입력 2025-03-2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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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 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26일 이 대표에 대한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인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로서는 대선 가도에 걸림돌 하나가 치워진 셈이다. 상고심이 남아 있지만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대표는 1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아 이대로 가면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판결로 불출마의 족쇄가 풀린 셈이다.
 
재판부는 이날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이 대표의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1차장에 대한 발언(김문기 처장을 몰랐다)과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에 관한 발언(용도변경은 국토교통부 압박 때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환호했고, 반대자들은 고개를 떨궜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대법원에서 신속히 6‧3‧3 원칙에 따른 재판을 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6‧3‧3 원칙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1심은 6개월 이내에,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이내에 재판을 끝내야 한다는 규정을 말한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되더라도 주어진 시간(대통령 궐위 시 60일) 안에 원심(항소심)을 파기하기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으로서는 낭패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성실한 심리와 방어권 보장 등의 이유를 들어 헌재 선고에서 정당성을 강조해왔는데 이게 무너진 꼴이 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에 대한 줄기찬 방탄(防彈) 공세에 당의 존립근거의 상당 부분을 의지했던 국민의힘으로서는 충격이 크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또한 ‘줄 탄핵’과 막말 행태에서 드러나듯이 이 대표의 상궤를 벗어난 ‘대선 조급증’으로 정치의 경색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날 판결로 국정의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급속히 쏠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누구든 활동이 왕성해지면 힘은 그쪽으로 쏠린다. 공무원들부터 줄을 선다는 말도 있다. 여야(與野)가 국정협의체를 운영하든 안 하든 이런 흐름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치인 또는 정치 지망생들의 선택과 참여를 ‘정치 발전’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정치의 오랜 숙제이기도 하다.
 
정치 참여의 관점에서 이번 탄핵 사태의 양태와 함의는 과거와 조금 다르다. 과거엔 크게 보수와 진보로 대별했지만 이번엔 조금 더 세분화해서 보게 된다. 탄핵 찬반이 기존의 보수‧진보와의 구별에 추가된 탓이다. 보수 중에도 탄핵 찬성이, 진보 중에도 탄핵 불용(不容)이 있다는 얘기다. 이는 지역의 경우 A이면 정치성향은 딱 잘라 A인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그런 경직과 폐쇄에서 빠져나오려면 ‘섞여야’ 한다. 이 ‘섞임’ 때문에 헌재는 그만큼 결정의 부담을 더는 것이다.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갈 때도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런 생각은 극우·극좌 논란, 특히 전자의 경우 탄핵 시위에서 갈수록 역할이 커지는 것을 보고서 갖게 된 우려 때문이다. 일단의 종교지도자들의 시위와 조직, 행동 등이 지금껏 우리가 보아온 민주화 시위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종교적 열정과 잘 정리되고 체계화된 조직과 활동은 자칫하면 과격해지거나 외곬으로 흐를 개연성이 농후하다. 종교적 판단과 열정이 한국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고양하고 민주화의 기운을 북돋우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정치권에선 벌써부터 ‘탄핵 데모꾼들’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이들 세력을 비롯해 모두는 정치권의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좀 더 겸손한 자세, 투쟁적이기보다는 좀 더 타협적인 자세로 매사 국민의 입장에서 보고 생각하는 참된 사회적 자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필자 주요 이력 

▷고려대 정치학 박사 ▷동아일보 정치부장 ▷동아일보 논설실장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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