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교 칼럼] 트럼프 상호관세에 대한 우리의 전략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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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
입력 2025-04-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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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교 GSJ 인스티튜드 원장
[서진교 GS&J 인스티튜트 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전 세계를(185개국) 대상으로 하여 최소 10% 관세 부과라는 보편관세의 성격을 갖는 동시에 주요 교역국을 포함, 57개국에 대해서는 그보다 높은 최대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 상호관세 조치의 골자다. 자동차와 그 부품, 철강과 알루미늄, 구리 등은 이번 상호관세에서 배제되었지만 기존 행정명령에 따른 25% 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마약(펜타닐)과 불법 이민 등에 따른 기존 조치(관세 25%)가 계속 적용되어 25% 상호관세가 적용되는 것과 다름없다. 다만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자유무역협정(USMCA)의 원산지규정을 충족하는 상품에는 상호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USMCA를 일정 부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상호관세의 계산방식은 의외로 간단하다. 미국의 무역 적자 발생 원인을 상대국의 관세를 포함한 각종 비관세 장벽과 여러 규제 등의 복합 요인으로 보고 단순히 무역적자액을 수입액으로 나누어 계산하였다. 이후 수입액이나 적자액의 절대적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국가에 획일적으로 적용해 상호관세 크기를 산출하였다. 획일적 적용이니 당연히 문제도 따른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최빈개도국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점이다. 최빈개도국은 통상 빈곤에 허덕이는 처지를 고려하여 일정한 특혜를 주는 것이 지금까지 국제사회의 관례였다. 최빈개도국의 미국과의 교역 비중도 매우 미미해 상호관세 부과의 의미를 찾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이를 적절히 고려하지 못해 40~50% 상호관세를 부과한 것은 향후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을 여지없이 실추시킬 것이다.
 
상호관세가 세계 무역과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도 관심사이다. 우선 당사국인 미국은 상호관세만큼 수입 상품의 가격이 올라가 소비자가격 상승과 함께 수입 중간재를 사용하는 미국 제조업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각국의 대미 투자 확대와 상호관세 부과로 인한 관세수입이 이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어느 정도 줄여줄 것이다. 어떤 효과가 클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미국에 부정적일 것이란 시각이 공통된 견해이다.
 
상호관세로 세계 무역은 당연히 위축될 것이다. 다만 위축의 정도는 상대국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세계 무역 비중이 큰 중국과 유럽 연합(EU)의 반응이 중요하다. 중국의 상호관세는 34%라고 하지만 이전 펜타닐 관세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54%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EU의 상호관세 20%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결국 중국과 EU의 보복 조치 내용에 따라 세계 무역이 요동칠 것이다. 세계 무역의 위축은 우리에게 부정적이다. 우리 상품 수출은 미국 제외 대세계 비중이 80% 이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EU, 아세안의 비중은 전체 상품 수출의 50% 이상(홍콩을 포함한 대중국 비중이 24%, EU 비중 12%, 아세안 18%)이다. 미국의 상호관세로 인해 세계적인 무역 전쟁이 격화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상호관세가 우리나라에 주는 영향은 복잡하다. 대미 수출상품 모두에 25% 관세가 부과되니 미국 내 동종기업과의 경쟁은 쉽지 않고, 미 소비자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여 수입 수요가 위축될 것이니 우리의 대미 수출도 그만큼 타격을 받을 것이다. 반면 미국 시장에서 우리 경쟁국들과 상호관세를 비교하면 긍정적인 점도 있다. 일본의 상호관세는 24%, EU(독일 등)도 20%로 우리보다 각각 1%p와 5%p 낮다. 반면 중국은 34%(실질로 54%), 대만도 32%로 우리보다 높다. 그런데 상호관세는 기존 관세에 추가로 부과되는 관세다. 따라서 미국과 FTA를 체결한 우리나라에 적용될 관세는 상호관세뿐이다(미국이 부과하던 기존 관세는 FTA로 인해 대부분 철폐되었다). 반면 우리의 경쟁국이라고 할 일본이나 대만, EU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기존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가 존재하고 여기에 추가로 상호관세가 부과된다. 일본과 EU에 적용되던 미국의 기존 관세가 5% 내외로 크진 않지만 현 우리나라와의 상호관세 차이(1~5%)를 메울 수는 있다. 결국 대미 수출에서 우리 경쟁국들(일본, 중국, 대만, EU 등)과의 관세를 비교하면 우리에게 적용될 관세가 오히려 낮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관세로만 보면 우리의 상대적인 대미 수출이 다른 경쟁국에 비해 유리한 면이 있고, 여기에 환율까지 엔화나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 약세라면 더욱 유리해질 수 있다. 다만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향후 우리의 상호관세 대응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만일 우리 경쟁국인 일본이나 대만, EU 등이 현재의 상호관세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우리도 구태여 미국 요구를 들어주며 상호관세를 낮출 이유가 크지 않다. 반면 일본이나 EU 등이 상호관세를 낮추려고 적극 미국과 협상에 나선다면 우리도 협상에 나서 상대방이 얻은 수준만큼 관세를 낮춰야 상대적인 수출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경쟁국의 대응을 주시하되 관세 인하 협상을 해야 한다면 미국이 USMCA를 고려한 점을 지적하며 우리도 한미FTA를 적극 강조해야 한다. 미국이 원하는 조선 분야 협력, 에너지 수입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함은 물론이다.




서진교 필자 주요 이력 

△고려대 농업경제학과 △미국 메릴랜드대 자원경제학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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