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복규 화순군수 인터뷰]"청년 위해 만원주택, 부자농촌 위해 춘란사업 추진"

  • 인구소멸 극복하려면 청년이 오도록 주택, 아이 양육, 일자리 해결해 줘야

  • 국내 난(蘭)시장 대만산이 장악...수익성 좋은 한국춘란으로 대체하면 '일석이조'

  • 바이오특화단지 유치 성공해 백신 면역 분야 많은 기업들 화순으로 올 것

 
구복규 화순군수 사진화순군
구복규 화순군수. [사진=화순군]


“인구가 줄어 우리나라가 지방 소멸 위기에 놓였다. 이를 극복하려면 청년이 지방에서 살게 해야 한다. 청년에게 집을 무료로 제공하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일자리를 무조건 만들어 줘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충족하면 청년들은 지방으로 오게 마련이다. 화순군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한 ‘만원주택’사업이 그 시작이다.”
 
구복규 전남 화순군수의 ‘지방소멸 해법’은 간단하고 명쾌하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많은 청년들이 호응했다.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자치단체들이 뒤따라 비슷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로부터 우수사례로 평가받았다.
 
‘만원주택’사업은 화순군이 민간아파트를 임대한 다음, 청년·신혼부부에게 월 1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다시 임대하는 것이다.
 
구 군수는 “2023년부터 시작해 해마다 100가구씩 공급하고 있다. 내년까지 총 400가구를 공급할 작정”이라고 했다.
 
또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 한부모가족을 위해 ‘화순형 24시 어린이집’을 열어 24시간 양육과 돌봄을 지원하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화순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 다양하다. 더 나아가 아이들을 대학까지 무료로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구 군수는 “앞으로도 청년이 돌아오는 화순을 만들기 위해 일자리와 복지, 문화 등 청년정책을 다방면으로 펴 나갈 생각이다. 다만 예산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중앙정부 차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이 있는 부영아파트단지 모습사진화순군
화순군의 '만원임대주택'이 있는 부영아파트단지 모습.[사진=화순군]


부자농촌을 실현하기 위한 춘란사업
 
구 군수는 어떻게 하면 화순 농업인들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고심하다가 춘란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심했다. 군민들이 취미 삼아 키울 수 있고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생각했다. 이 사업을 하게 된 동기가 뭘까.
그는 “현재 국내 난 시장은 대만산 춘란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춘란은 극히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이다. 그런데 승진하거나 축하할 때 대만산 춘란을 선물하고 있다. 이것을 한국 춘란으로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순군은 2023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해 화순 능주면에 있는 농업기술센터에 1200평의 난실을 만들어 군민들이 난을 직접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또 초보자들을 위해 재배기술을 가르쳤다. 지금까지 800여명이 교육 받았다.
 
화순 춘란사업은 올해 전라남도 ‘균형발전3000프로젝트’ 공모사업에 채택돼 320억원 예산을 확보했다. 또 현재 중앙정부의 투자심사를 받고 있다.
 
구 군수는 “올해 안에 설계를 마치고 내년부터 이양면에 1만평 규모의 춘란산업화단지를 조성하려고 한다. 또 1200평인 난실을 장차 3600평으로 늘릴 생각이다. 난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 값을 받고 판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250평 판매장을 만들어서 경매하고 전시판매도 할 것이다. 앞으로 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전국의 많은 난 애호가들이 화순을 찾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난 전문가다. 40년 넘게 취미 삼아 집에서 춘란을 키우고 있다. 난의 종류가 많은데 그는 하나하나 특성과 재배법을 잘 알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춘란이 농가에 어떤 이득이 있는가.
 
“난은 나이에 상관없이 취미 삼아 키울 수 있다. 70살을 먹어도 건강하기만 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다. 수익성도 좋다. 벼농사보다 더 낫다. 벼농사는 200평당 순수익이 20만 원 정도인데 춘란은 화분 하나에 적게는 250만원, 많게는 1500만원에 이른다. 농가 수익사업으로 그만이다.”
 
- 수출은.
 
“중국으로 수출하려고 한다. 지난 3월에 난동우회원, 군공무원들과 함께 중국 푸젠성 난징현을 둘러보고 왔다. 난징현은 인구 32만명 가운데 6만 명이 난을 재배해 연 360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중국 난산업의 메카다. 그곳에 간 김에 현지 e커머스(인터넷 통신판매) 특별생방송 경매에 참여해 우리가 키운 한국춘란 네 촉을 90만원에 판매했다. 중국 난 애호가들이 실시간으로 참여해 한국춘란에 큰 관심을 보였고 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수출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중국 복건성과 장주시, 남정현과 상호 업무협약을 맺었고 한국춘란의 주요 소비 지역인 남정현에 수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 난사업 성공 가능성은. 

“반드시 성공해 새로운 농업 소득원이 될 것이다.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는 농촌 현실에서 난산업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소문을 들은 전국의 일부 시장 군수들이 사업 내용을 자세히 묻곤 한다."

화순군은 난을 심은 화분의 겉면에 지역 화가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게 하고 화순군 로고를 새겼다. 다른 화분과 차별화하고 화순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디어가 놀랍다.
 
 
구복규 화순군수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능주면에 있는 난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화순군
구복규 화순군수(사진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능주면에 있는 난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화순군]


- 직접 관광가이드를 한다는데. 

“기회가 닿으면 화순을 찾은 분들에게 화순의 이곳저곳을 안내하고 있다. 최근에 인천에서 온 파크골프동호인들을 밤에 음악분수와 남산공원으로 안내했는데 모두들 ‘멋지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또 성균관대 사학과 학생들이 고인돌공원을 찾아 왔을 때도 직접 안내했다.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의미 등 다양한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군수의 안내를 받은 것이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다. 모두들 만족스러워 하며 화순에 다시 오고 싶다고 응답해 뿌듯했다.”
 
구 군수는 취임한 다음날부터 줄곧 운동화를 신고 근무한다. 언제 어디든 현장으로 곧바로 가기 위해서다. 그만큼 부지런하고 많이 걷는다. 아주 건강해 보였다.
 
- 화순은 생물, 의약분야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작년에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특화단지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계획은.

 
“대한민국 유일의 화순백신산업특구를 생물·의약 제2, 제3산업단지까지 확장해서 총 73만평 규모의 첨단 백신면연치료특화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특히 생물의약 제2산업단지는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조성하고 있다. 앞으로 국가 지원 연구개발사업으로 첨단바이오 신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백신과 면역 분야 기업들을 화순으로 유치하는데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 임기가 1년 4개월 정도 남았다.메니페스토실천본부가 집계한 것을 보니 공약 이행률이 80%로 우수하다.
  성과라면.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중점을 두고 힘썼다. 남산공원과 화순꽃강길 음악분수, 개미산 전망대, 화순파크골프장, 능주영벽정 출렁다리, 그리고 곧 완공될 고인돌 유적지 방문객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 조성된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특히 작년 봄과 가을 고인돌축제에 150만명이 다녀갔고 작년에 꽃강길 음악분수는 5만 1000여명이 찾았다.
화순·능주파크골프장은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석 달 동안 3만6000명이 이용했다. 여기에 화순전남대병원에는 연간 50만명이 넘는 외래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화순의 생활인구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화순군 생활인구는 35만 명이다. 담양이 40만 명으로 전남에서 1위이고 화순이 2위다.
올해는 새로 개장한 남산공원과 화순 꽃강길 음악분수를 활용해 봄꽃축제를 열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화순파크골프장에서는 전국 파크골프대회를 열어 전국적인 관심을 끌어 볼 생각이다.”
 
- 군민들에게 당부 한마디.
 

“민선8기 화순군이 어느덧 8부 능선을 향해 가고 있다. 그동안 군민들 성원에 힘입어 여러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남은 임기 동안 화순의 미래를 위한 변화와 혁신으로 군민이 행복한 새로운 화순을 건설하는데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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