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9일(현지시간) 폭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90일간 상호관세 유예 방침을 밝히면서다.
애플은 이날 15.33% 급등하며 다시 시총 1위 자리를 되찾았고, 테슬라는 22.60% 치솟으며 주요 대형 기술주가 폭등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62.86포인트(7.87%) 오른 4만608.45에 거래를 마쳤다.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74.13포인트(9.52%) 급등한 5456.90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28일 이후 최대폭 상승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857.06포인트(12.16%) 급등한 1만7124.97에 장을 마감했다. 2001년 1월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이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증시 폭등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는 125% 올리고 다른 나라에 대한 국가별 상호관세를 90일간 전격 유예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에 대해 25%의 품목별 관세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5일부터 전 세계 교역 상대국에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를 부과했다.
이날부터 한국을 포함한 80여개 국가에 최소 11%에서 최고 50%의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전면 발효 하루도 안 돼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기본관세 10%를 제외한 ‘+α’의 관세는 석 달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상호관세 발표 후 주가 타격이 컸던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는 이날 수직 상승했다.
애플은 15.33% 급등했다. 이는 1998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으로 앞선 하락분의 상당 부분을 회복했다. 시가총액도 2조9879억 달러로 불어나며 3조 달러 선 탈환을 눈앞에 뒀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는 18.72% 껑충 뛰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인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22.60%나 폭등했다. 테슬라는 시총도 1620억 달러 늘어나며 87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주가도 각각 11.98%, 9.88%, 14.76% 급등 마감했다. 시총도 2170억 달러, 1860억 달러, 1910억 달러 각각 늘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미디어는 이날 21.67% 폭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증시 개장 직후 트루스소셜에 “지금은 정말 매수하기 좋은 시기!!! DJT”라고 썼다. DJ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니셜이자 트럼프 미디어의 종목코드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기술주에 있어 이번 조치는 절실히 필요했던 안도감을 제공했다”며 “중국이 애플 및 광역 공급망 이슈와 관련한 가장 큰 변수로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과 시장을 절벽의 가장자리에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바이탈놀리지의 애덤 크리사풀리 창업자는 “주가와 투자심리가 얼마나 눌려 있었는지를 고려하면 90일간의 관세 유예는 급격한 반등을 촉발하고 있다”며 “관세 시행을 연기함으로써 시장의 걸림돌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6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30.7%까지 뛰었다. 전날 마감 무렵의 0%에서 급등했다. 반면 50bp 인하 확률은 45.5%에서 10.9%까지 내려앉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3.46포인트(25.72%) 떨어진 38.87을 기록했다.
관세정책 불확실성으로 투매가 이어지던 미 국채 시장이 성공적인 입찰 결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90일간 상호관세 유예 발표로 안정을 되찾았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34%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6bp(1bp=0.01%포인트) 올랐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같은 시간 4.75%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