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당뇨병성 신증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대표적으로 큐라클과 압타바이오를 들 수 있다. 큐라클과 압타바이오는 당뇨병성 신증과 관련해 각각 'CU01'과 'APX-115'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당뇨병성 신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환으로, 악화될 경우 신장 이식이 필요해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린다. 한 번 발병하면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하고, 생명의 위협이 되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당뇨병 치료제인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고혈압 치료제로 쓰이는 RAS(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가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 바이엘이 출시한 MRA(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 계열 신약 '케렌디아'가 새롭게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케렌디아를 포함한 기존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는 단백뇨 감소(uACR 개선)에는 효과를 보여도, 신장 기능의 핵심 지표인 eGFR(추정 사구체 여과율)을 개선에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큐라클·압타바이오, 차세대 당뇨병성신증 치료제 개발 속도
큐라클의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CU01은 임상 2b상 환자 모집이 이달 내 완료돼 개발 및 상업화 가능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24개 대학병원에서 총 24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중 임상 종료 및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
CU01은 Nrf2 단백질 활성화와 TGF-β 신호 억제라는 복합 기전의 경구용 치료제다. Nrf2는 세포 내 항산화 및 항염증 반응을 유도해 손상된 신장세포를 보호하며, TGF-β는 섬유화 유발 경로를 차단해 병의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앞선 임상 2a상에서 12주 투약 후 eGFR 수치가 기저치 대비 증가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일본에서 진행된 동일한 Nrf2 기전 약물의 대규모 임상에서도 eGFR 개선이 관찰된 바 있다. 기존 약물에서는 eGFR 저하 속도만 지연시켰다. 당뇨병성 신증 예방에 이어 투석 직전 환자들에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압타바이오의 APX-115는 NADPH oxidase(NOX) 동질효소를 억제하는 저분자 신약 후보물질로,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하는 활성산소(ROS)의 생성을 줄여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ROS는 당뇨병성 신증을 포함한 다양한 만성질환의 주요 유발 인자로 알려져 있다.
APX-115는 유럽에서 임상 2a상을 완료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만성신장질환(CKD) 고위험 환자군에서 12주 투여 후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위약군 대비 47% 감소하는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 국내에서는 2023년 12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2b상 승인을 받아 후속 임상이 진행 중이며, 글로벌 기술이전 협의도 다각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치료제들은 신장 기능 저하를 완전히 막지 못하며, 일부는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한다"며 "특히 신장 기능을 유지하거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등장한다면, 당뇨병성 신증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코히런트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약 12조7000억원에서 2031년 약 19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6.3%의 성장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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