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는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유명하다. 그러나 건강 관리가 꾸준하지 못하면, 쉽지 않은 운동이기도 하다. 90대에도 골프를 치는 유명인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건강 적신호'가 켜진 2030세대가 이들의 모습을 주목해야 한다.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은 지난 24일 경기도 군포시 안양CC 15번홀(파4)에서 샷이글을 기록했다. 무려 125야드에서 유틸리티로 홀 안에 넣었다.
권 이사장은 연합뉴스를 통해 "오늘 버디 5개, 이글 1개, 보기 2개를 하면서 70타를 쳤다. (60세가 넘은) 1990년대 초반에 늦게 골프를 배웠는데, 샷 이글을 한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오늘은 공이 워낙 잘 맞아 홀인원을 할 뻔했다"라면서 미소 지었다. 골프 라운딩 도중 이글은 종종 나오는 기록이지만, 권 이사장의 이글이 더욱 주목 받는 건 1930년생, 만 95세인 그의 나이 때문이다.

권 이사장 외에도 앞서 '싸이 말춤'을 추는 등 온라인상에서 '최강 동안'으로 꼽히는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골프 치는 영상이 관심을 끈 바 있다. 1932년생인 이 총장은 지난 2023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클럽 72CC에서 열린 가천대 길병원 심장병어린이돕기 자선 골프대회에서 힘찬 스윙으로 강력한 시타를 선보였다. 또한 그가 과거 라운딩에서 에이지 슈트(18홀 경기에서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그 이하로 스코어를 내는 것)를 종종 기록했다는 이야기도 관심을 끌었다. 이 총장은 매일 아침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고, 하루 1시간 이상 산책하는 것을 자신의 건강 비결로 꼽는다.

대한민국 최고령 유튜버로 변신한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도 소문난 골프광이다. 1933년생인 이 전 장관은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한다. 매일 헬스장을 찾아 근력을 키우고, 매주 1번씩 골프장에서 18홀 라운딩을 돈다. 이 전 장관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몸이 힘들어야 헛생각을 안 한다는 게 내 오랜 지론"이라고 밝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처럼 이들은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으로 9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권 이사장은 한국외대에서 영문학 박사에 도전 중이고, 이 총장은 가천대를 국내외 빅테크 기업 인재 공급 파이프라인으로 키우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최고령 유튜버로서 유튜브의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
이들의 모습을 최근 식습관의 변화와 운동 부족 등으로 건강 적신호가 켜진 젊은 층들이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1일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지에 따르면 '한국 2형 당뇨병 젊은 성인의 유병률, 발생률 및 대사 특성' 논문에는 2010년 1.02%였던 국내 19~39세 2형 당뇨병 유병률이 2020년에는 2.02%로 두 배가량 상승했다. 특히 30대 유병률은 2.09%에서 3.9%로 급등했다. 이러한 통계에 대해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 부족 등이 2030세대 당뇨 증가의 원인이다. 식습관과 운동 부족이 해결돼야 당뇨 전단계나 당뇨병이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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