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요동에 안전자산 선호… 국내 금 ETF 한달새 2400억 증가

  • 트럼프 관세정책 불확실성 확대

  • 금값 1년새 온스당 36.98% 급등

  • 증시 냉·온탕에 금ETF 돈 몰려

 

글로벌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금 가격이 계속 역대 최고 가격을 경신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관세 정책이 촉발한 글로벌 무역 전쟁으로 인해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국내 금 ETF 역시 덩달아 순자산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11일 종가 기준 온스당 3202.14달러(환율 적용 시 g당 14만9270원)를 기록해 역대 처음으로 320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4월 11일 금 가격이 종가 기준 온스당 2337.73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36.98% 오른 가격이다. 

지난 7일 2.7% 하락하는 등 잠깐 주춤했던 국제 금 가격은 다시 강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지난 10일 3.06% 오른 데 이어 이튿날인 11일에도 2.56%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금 가격은 장중 3220.01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 아래에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전 세계 모든 국가들에 10% 기본 관세와 각국별 추가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후 미국 나스닥 지수는 8일까지 5거래일 동안 13.26% 급락했다. 

그러나 9일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에 상호관세 적용을 90일 동안 유예한다고 발표하자 미국 증시는 크게 반등했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하루 동안 12.16% 오르며 역대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렇듯 트럼프 행정부의 말 한마디에 증시가 '온탕'과 '냉탕'을 오가자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으로 수요가 쏠린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역시 증가세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ETF 4개(옵션·인버스 제외) 순자산 합계는 10일 기준 1조5979억원으로 한 달 전인 3월 10일 1조3580억원에 비해 2400억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TF별로는 ACE KRX금현물 ETF는 2108억원, KODEX 골드선물(H) ETF는 206억원, TIGER 골드선물(H) ETF는 134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ETF 순자산은 16억원 감소했다. 금 가격이 솟구치면서 레버리지 전략에 따른 투자 위험이 커진 탓으로 풀이된다. 

지난 한 달 동안 ACE KRX금현물 ETF, KODEX 골드선물(H) ETF, TIGER 골드선물(H) ETF 수익률은 각각 6.35%, 10.14%, 10.09%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이미 구조적 요인에 따른 상승 범위를 넘었음에도 트럼프 정책으로 인해 역대급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 금 매입 증가가 금 가격을 매년 약 20%씩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진다고 추정했을 때 금 가격은 1분기가 지난 현재 이미 19% 상승하며 이러한 기본 시나리오에 따른 가격 전망을 크게 상회했다"며 "경기 침체 우려 등 요인 외에도 트럼프 정부의 대담한 경제 실험하에서 도피처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