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확대 시행 한달... 거래량·매물 동반 급감한 강남3구·용산구 "집값 상승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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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서울시의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이 지난달 24일 시행된 이후 한 달이 지난 가운데 토허구역 내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고 있다. 다만 해당 지역에서 가격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고, 매물은 빠르게 줄어들어 집주인들이 조기 대선 이후 집값 상승을 염두에 두고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총 3595건이며 이 중 강남 3구와 용산구 총거래량은 94건에 그쳤다. 강남구와 송파구는 토허제 해제 후 서울에서 거래량 상위 1·2위를 다툰 것에 비하면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서초구 역시 지난 한 달 동안 불과 3건이 신고됐다. 용산구는 6건이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토허구역 재지정 이후 주택시장에서 거래 감소가 뚜렷한 편"이라며 "완전한 진정세라기보다는 주택 구입의 허들이 높아진 상황이라 일단 거래가 숨 고르기하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거래량이 급감한 상황에서도 가격 하락이나 매물 증가 등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8만6678건으로 서울시 토허구역 확대 재지정 시행 전(3월 21일 기준 9만1768건)에 비해 5.6% 감소했다. 송파구가 한 달여 전 6911건에서 현재 5165건으로 25.3%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서초구도 7418건에서 5587건으로 24.7% 줄었다. 이어 용산구가 1932건에서 1570건으로 18.8%, 강남구가 8533건에서 7311건으로 14% 감소하는 등 강남 3구와 용산구가 나란히 감소율 1∼4위를 기록했다.

거래 침체 속에 매물량이 감소하는 것은 토허제 해제 기간에 내놨던 매물을 빠르게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집주인들이 향후 집값 상승을 전망하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8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1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1년 뒤 집값에 대한 소비자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이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송파구 잠실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토허구역 지정 이후에는 시장을 지켜보자는 반응이었는데 조기 대선 확정 이후로는 대선 이후에 팔겠다는 집주인들이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미국 IAU 교수) 소장은 "지속적으로 전셋값이 오르는 가운데 아파트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시장 참여자들이 관망하고 있지만 추가 금리 인하가 유력한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거래와 집값은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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