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저성장ㆍ인구 감소 대한민국…경제력 갖춘 'X세대'를 주목하라

  • 한국 경제 위기 극복하려면 '베이비부모'에서 돌파구 찾아야

  • '올드머니' 겨냥한 상품·서비스로 소비 촉진시켜 경제 활성화

  • 기존 노년층과 다른 X세대…기업들 '시니어마켓' 전략 짜야

요즘 어른의 부머 경제학
 

“베이비부머, 그들은 한국 사회의 '짐'이 아니라 '힘'이다.”
 
<요즘어른의 부머 경제학>(라의눈) 저자 전영수 교수는 ‘피벗 투 시니어’를 제안한다. 저성장과 재정난, 인구병이란 삼중고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가 휘몰아치는 퍼펙트 스톰을 피하려면, 1700만명에 달하는 한국의 베이비부머(1955~74년생)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른 시일 내에 출생률을 끌어올릴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저자는 ‘올드머니’로 대표되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겨냥한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소비를 촉진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단기 대안이라고 제시한다.
 
‘노후=빈곤’이란 공식은 점차 무너지고 있다. 실제 ‘올드머니’의 힘은 최근의 팬덤 문화에서 엿볼 수 있다.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임영웅은 음원판매와 인기투표 등에서 BTS를 능가한다. 중년 세대의 소비 파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구구조를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다. 10대(463만명)는 50대(1013만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음원서비스 월 이용 시간도 50대(20억분)가 10대(13~18세, 11억분)의 2배다. 10년 전(2012년)에는 10대가 14억분, 50대가 3억분이었다.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저자는 한국형 베이비부머를 1955~74년생에 해당하는 1700만명으로 본다. 이 1700만명은 은퇴부머(1958년생, ±5세), 중년부머(1968년생 ±5세), 신입부머(1977년생 ±5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는 특히 X세대에 주목하며, 이들을 ‘요즘어른’이라는 새로운 노년층으로 정의한다. X세대는 한때 저항과 변화의 아이콘이었다. 또한 ‘다양한 가치관과 고학력을 갖추고 늙어가는 최초의 세대’다.

"대학진학률이 70%에 달하는 신인류답게 해외여행은 일상이고 문화적 감수성을 갖췄으며 달라진 인생 목표에도 개방적이다. 고성장의 기억은 그다지 없다. 오히려 취업난 속 새로운 성장 모형으로 등장한 인터넷과 디지털에 익숙하다. 뒤차를 탔다는 푸념이 있지만, 강남불패와 마용성의 토지 신화가 안겨준 버블도 맛본 세대다.”
 
저자는 X세대가 기존 노년층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어느 세대보다 강력한 경제력을 갖췄다. ‘부자 집단’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이 세대(70년대생)가 65세를 넘어서는 2035년 전후로 노령층 빈곤율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이르면 10년 안에 ‘노후=빈곤’이란 등식이 완전히 깨질 수 있는 셈이다.

저자는 기업들이 앞으로 블루오션이 될 ‘시니어마켓’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고령화를 우리보다 먼저 겪은 일본의 사례를 들어, 시니어 마켓의 실패와 성공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본에서는 기대와 달리 고령 인구의 소비가 활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경제력을 갖춘 고령층이 ‘늙음’의 이미지가 담긴 ‘시니어 마켓’이란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면서 시장 초기에 수많은 기업이 실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사회보장, 간병 등 생활 약자를 중심으로 둔 접근이 '늙음'을 거부하는 다수 고령 인구의 시니어마켓 외면으로 이어졌다.
 
저자는 한국이 일본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요즘어른’의 속내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일본 업계는 가계자산의 약 70%를 독점한 시니어층을 세분화하고, ‘시니어 시프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개념이 ‘신 시니어 부유층’을 위한 3F다. 3F란 Fun(여행, 골프, 자동차, 레저, 홈시어터, 식도락, 패션), Family(재건축, 인테리어, 전원주택, 별장, 반려동물), Future(웰빙, 자산운용, 컴퓨터 및 어학 등 평생학습)를 뜻한다.
 
책에는 일본 기업들의 최신 도전 사례가 풍부하게 담겼다. 일본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도시락을 포함해 500엔 이상 상품을 무료로 배달해 줄 뿐만 아니라, 직원이 고령 고객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본 세콤과 모리빌딩의 노인주택 ‘사쿠라비아 세이조’는 거주자가 본인 객실에서 돌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간병 시설을 갖춘 대형 스포츠클럽, 화장품 회사 카오가 내놓은 색조 표현이 쉬운 50대 전용 아이섀도, 숙박시설의 휠체어 사용 여부 등을 알려주는 간병 여행 상품 등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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