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증시, 5월도 신중 모드…美 통상정책·KRX 시스템 주목

  • VN지수 6.2% 하락…1분기 실적과 KRX 기대에도 거시 불확실성 여전

호찌민시 증권거래소 앞에서 실시간 주가를 지켜보는 투자자들 사진베트남통신사
호찌민시 증권거래소 앞에서 실시간 주가를 지켜보는 투자자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증시는 거시적 불확실성과 기술적 기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단기 반등보다는 관망세가 짙어지는 양상이다.

4일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플러스에 따르면, 베트남 증시는 5월 들어 미국의 통상정책 불확실성, 국내 상장기업의 1분기 실적, KRX(한국거래소) 거래 시스템 도입 기대 등 다양한 요인이 교차하며 신중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VN지수(VN-Index)는 4월 한달 동안 6% 이상 떨어지면서 1226.3포인트로 마감했고, 이에 지난달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증시 중 하나가 됐다. 다만, 4월 말로 갈수록 등락 폭이 줄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는 투자자들이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과 기회 사이에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증시 하락의 주요 배경에는 베트남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장기 연휴를 앞둔 관망세,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통상 정책의 변동성이 자리잡고 있다. VN지수의 저조한 변동성과 낮은 거래량도 이러한 심리를 반영한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베트남증권거래소가 준비 중인 새로운 전산 시스템 ‘KRX’다. KRX 시스템은 베트남증권거래소가 증시 관리를 위해 한국거래소로부터 도입한 것으로, 5월부터 가동이 개시됐다. KRX 시스템 도입으로 인해 T+0 당일 결제와 같은 새로운 거래 형태 도입, 시스템 안정성 향상, 정보 투명성 확대 등이 기대되고 이는 증시에 신규 투자자 유입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 유동성 개선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기반 구축이라는 점에서 냉정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 실적도 일부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 건설투자증권(CSI)에 따르면, 전체 시가총액의 41%를 차지하는 약 600개 상장사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의 세후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특히 비금융 부문은 23.5% 증가했고, 은행 부문도 16.1% 성장했다. 시장 전체적으로는 18~20%의 이익 증가가 예상되며, 조건이 유지된다면 VN지수는 1300선 회복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낙관론에는 제약이 많다. 미국의 강경한 통상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은 기업 이익 감소와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술적으로 회복 가능성은 있으나, 펀더멘털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평가다.

사이공-하노이증권(SHS)은 “많은 종목이 저평가 구간에 있다”면서도, VN지수는 당분간 1220~1250선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향후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올 경우 저항선을 돌파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하락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응우옌비엣득(Nguyen Viet Duc) 베트남 VPBank증권 디지털영업 총괄은 “KRX 시스템 도입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시장구조로의 진입을 위한 장기 전략이지, 단기 부양책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밝혔다. 도바오응옥(Do Bao NGoc) CSI 부사장 역시 “신기술 도입보다 투자자 심리는 거시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주요 증시가 최근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베트남 증시의 향방은 여전히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 간 통상 협상 결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당분간 보수적 포지션을 유지하며, 국제 경제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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