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업계에서 국민 '아빠차'로 불려온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가 6년만에 완전히 새롭게 돌아왔다. 최근 기자가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타고 서울~경기 90km 구간을 직접 달려봤다. 우선 웅장하면서도 우아함이 느껴지는 첫 이미지가 만족스러웠다. 주행 시에 느껴지는 묵직한 안정감과 각종 운전 편의기능은 운전에 서툰 초보 여성 운전자도 '베스트 드라이버'로 만들기 충분했다. 대폭 업그레이드 된 연비 역시 장점이다. 지금부터 '디 올 뉴 팰리세이드'를 파해쳐보자.
◆이거 전기차야?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으로 전면 개편
신형 팰리세이드는 2018년 이후 처음 선보인 2세대 완전 변경 모델이다. 2세대 팰리세이드는 2.5 터보 가솔린과 2.5 터보 하이브리드 2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출시됐는데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가장 큰 차이는 기존 펠리세이드에 비해 몸집이 커졌다는 점이다. 전장은 기존 대비 65mm 늘어난 5060㎜, 축간거리는 70㎜ 늘어난 2970㎜, 전고는 15㎜ 높아졌다. 대형 세단보다 큰 덩치로 일반적인 도로에서 마주치는 차량 중에선 매우 큰 편이다.
외관의 수직적인 디자인은 내부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고급 주거공간' 콘셉트에 맞게 가구에서 영감을 받은 수평적인 인테리어를 차량 실내 인테리어 곳곳에 배치했다. 대표적으로 중앙 디스플레이, 차량 조작 버튼, 수납구 등이 일직선으로 배치돼 시각적으로 편안하면서도 안과 밖이 연결되는 조화로운 느낌을 준다.
실내 공간도 더 넓어졌다. 기존 모델 대비 1열 기준으로 머리 공간은 22mm 더 커졌고, 2열의 경우 머리는 20mm, 다리공간은 15mm 더 커졌다. 3열 좌석도 장거리 주행만 아니면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공간감이었다.
◆여성 초보 운전자도 '베스트 드라이버'로...주행기술 돋보이지만 비싼 가격은 고민
주행을 시작하자 약 2톤에 달하는 차량의 묵직함이 핸들을 통해 손끝으로 전해졌다. 핸들링은 기민했다. 차제가 큼에도 회전 반경이 크지 않아 코너링이 안정적이었는데, 이는 현대차가 적용한 E-핸들링 기술 덕분이라고 한다. E-핸들링은 곡선 도로를 달릴 때 구동모터의 가감속 제어로 무게 중심을 바꿔 조향 응답성과 선회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또 하나 만족스러웠던 점은 정숙도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는 노면 상황을 미리 감지해 가감속과 들림현상(피치)을 억제하는 기술이 적용돼 세단에 버금가는 승차감을 제공한다. 이중접합 차음 유리와 흡음카펫 등 소음 차단 기술도 다양하게 적용돼 시속 100㎞ 주행시에도 차체의 정숙성이 극에 달했다. 도심과 고속도로 코스를 적절히 섞어 주행한 뒤 연비를 확인하니 14.2㎞/ℓ를 알렸다.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신형 팰리세이드 2.5 터보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가격은 9인승 기준 4383만~5586만원, 7인승은 4447만~5706만원이다. 시승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9인승이 4982만~6186만원, 7인승은 5068만~6326만원이다. 기존 팰리세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크기 대비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 간극을 어떤 매력으로 메꿀지는 다소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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