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를 이끌게 된 정진웅 대표는 지난 4월 29일 서울 역삼에 위치한 닥터나우 본사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닥터나우는 2019년 8월 출시된 이후 이듬해 발생한 코로나19 범유행(팬데믹)에 따라 호황기를 맞이하며 국내 최초 비대면 진료 서비스로 이름을 알렸다. 전염병 시대에서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라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급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정 대표는 창업자 장지호 대표가 병역 문제 등으로 지난해 12월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닥터나우를 이끌게 됐다.
글로벌 IB 출신으로 앞날이 창창했던 그는 닥터나우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한시적으로 유행한 것에 그치지 않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에 따른다.
3월 기준 닥터나우 누적 다운로드 건수가 '610만건'을 돌파하고 월 방문자 건수도 약 600만건에 육박하는 것은 닥터나우의 시장성을 증명한다.
정 대표는 약 배송 서비스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만 허용됐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선보일 수 있는 의료 서비스를 강화해 '아플 땐 닥터나우' 하는 국민대표 서비스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대표와 일문일답한 내용.
-닥터나우를 이끌면서 어떤 점에 주력할 계획인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를 본격화하면서 서비스가 크게 확대됐다. 당시에는 규모에 맞게 약국도 병원도 확장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팬데믹 이후에는 비대면 환자가 축소됐고 약 배송이 금지됐지만 닥터나우가 확장에 주력한 만큼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구축됐다.
이제는 변화된 제도에 맞춰 고도화된 의료 서비스에 주력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인프라 내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운영하려 한다. 이를테면 의약품 재고 파악이다. 약 배송이 가능할 때는 약국 내 약 재고 문제와 상관없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은 처방받은 약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약 배송이 금지된 지금은 처방받은 약이 약국에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닥터나우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국 내 의약품 재고를 등록해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또 지난해에는 의대 증원으로 발발한 의·정 갈등 국면 속에서 대국민적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매스 마케팅을 진행하며 진료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이제는 인공지능(AI)에 기반해 의료 정보 제공과 실시간 의료 상담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 즉 2020~2023년에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 주력했다면 2023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는 비대면 진료에서 하나씩 제품적으로 고도화하고, 버티컬들까지 확장하는 그림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닥터나우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 중 하나는 재이용률이 굉장히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매일 약을 처방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프지 않을 때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하다가 결정하게 된 것이 바로 의료와 관련된 정보 제공이다."
-의료 상담 서비스 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매달 질문이 약 5만~6만건 발생한다. AI 기술을 접목해 의료진에 더한 서비스 제공을 고도화한 덕분이다. 이 서비스는 약 성분까지 분석할 수 있다. 약은 보통 여러 가지 약을 한번에 처방받게 되는데, 닥터나우는 대체 성분 등까지 조사해 이용자가 편리하게 한번에 약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의료 정보의 경우 계속해서 의료 매거진을 통해 환자가 관심 있어 하는 글을 내고 있다. 이것으로 통합 방문자가 월 600만명이다. 국내 의료서비스 중 트래픽 1위인 웹사이트를 통해 의료 정보를 확대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이런 부분들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이 닥터나우의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브랜딩을 강화해 의료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압도적인 점유율로 전 국민이 집에서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닥터나우 브랜딩에 차별화를 준다. 닥터나우는 현재 아픔과 관련해 많은 환자가 애용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아플 때 닥터나우' 슬로건에 맞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非)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 진료의 강점은 무엇인가.
"의료 접근성과 의사-약사 간 소통을 위한 디지털 창구 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 접근성은 단순히 거리와 물리적 장벽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근무하는 직장인이나 육아 등으로 병원에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들의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환자들은 닥터나우를 통해 진행되는 전화 혹은 영상을 통해 진료를 받을 수 있고 사진이나 영상 등 파일을 첨부해 진료를 받기도 한다.
이는 의사와 약사 간 소통을 위한 디지털 창구가 되는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동네 약국 중에는 병원 부근에 자리 잡기도 하지만 각자 사정으로 환자를 유치하기 어려운 상권에 있는 약국들도 있다. 이들도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면서 환자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의료 기관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창구를 통해 산업적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또 의료기기와 연동되는 것도 장점이다. 의료 마이데이터와 결합 혹은 AI 활용 등을 통해 의료기기와 연동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고혈압 환자 중 연속 혈당 모니터링(CGM)을 이용하는 환자를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고혈압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이 기계를 하나씩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똑같은 기기가 병원에도 들어가는데, 이런 부분과 결합돼 관련 사업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결국엔 의료 디지털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규제만 점점 완화된다면 사실상 닥터나우가 이미 발전하고 있는 기술을 통해 환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그것이 앞으로 닥터나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이 서비스는 대한민국 의료를 혁신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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