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7호선 먹골역 7번 출구를 나서자 곧장 이어지는 ‘장미꽃빛거리'(동일로 163길). 그곳에는 제17회 중랑 서울장미축제를 알리는 현수막들이 나부끼며 설레는 마음을 더욱 부추긴다. 현수막을 따라 중랑천변으로 다가서면 5.45㎞에 이르는 장미터널이 화려한 꽃물결을 이루며 방문객을 맞는다.
올해 장미는 총 228종, 31만주. 새빨간 장미에서부터 노란빛, 흰빛 두 가지 색이 어우러진 이색 장미까지 1000만송이 장미가 저마다 향기와 빛깔로 봄을 수놓는다.
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열리는 이번 축제는 2009년부터 이어져 온 장미 도시 중랑의 정체성과 매력을 총망라한다. 특히 16~18일 ‘그랑 로즈 페스티벌’ 기간에는 중랑장미공원 일대를 중심으로 퍼레이드, 버스킹, 체험 프로그램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축제를 이틀 앞둔 지난 14일 중랑구는 막바지 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잦은 비와 서늘한 날씨 때문에 장미가 아직 만개하진 않았지만 피어오른 장미들과 고개를 내민 꽃봉오리가 산책 나온 주민들 발길을 붙잡기엔 충분했다. 중랑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던 한 시민은 하얀 장미에 시선을 빼앗겨 가던 길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축제를 소개하는 팸플릿을 들여다보는 주민들 모습도 이곳저곳에서 눈에 띄었다.
중랑구 관계자는 “1999년 IMF 외환위기 시절 공공근로로 중랑천변에 장미를 심기 시작한 게 축제까지 이어졌다”며 “올해는 장미축제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장미 관련 다양한 상품과 콘텐츠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주민들이 직접 퍼레이드 내용을 기획하고 참여하는 ‘장미 퍼레이드’ 행사도 이번 축제의 재미를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꽃에 빠져 중랑천을 걷다 보면 축제의 숨은 명소로 떠오를 ‘중랑장미카페’도 만날 수 있다. 중랑구 묵동 344-1에 새로 문을 연 이 카페 루프톱에서는 장미정원과 중랑천이 한눈에 보인다.
카페 1층은 지역 예술가들과 연계해 전시와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조성하고 2층은 전면 유리창을 통해 장미와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테라스형 카페로 꾸몄다.
장미축제 기간에 카페 앞 수림대 공원에서 ‘수림대 로드 버스킹’ ‘장미 밤마실 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함께 열린다. 축제가 끝나면 장미 관련 상설 전시 등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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