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부동산] '영끌족' 성지 노도강...집값 떨어지고 경매는 늘어

  • 올해 1~5월 경매 202건 진행...지난해와 비슷한 추이

  • 급매 나선 '영끌족'...집값 떨어지고 경매 낙찰가율 서울 평균 이하

  • 대출금리 2%p↑...서울 주담대 연체율 최고치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북구와 그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북구와 그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집값 상승세에도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집값은 주춤하면서 고금리 부담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매수자들이 급매처로 경매 시장을 찾고 있다. 

2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21일까지 노·도·강 내 아파트의 경매는 총 223건이 진행됐다. 급증세를 보였던 지난해 경매 진행 건수와 비슷한 추이다. 지난해에는 1~5월 말까지 노·도·강에서 252건의 경매가 진행됐다.

노·도·강에서는 '영끌 매수'가 활발했던 2019~2020년에 비해 경매 진행이 급증했다. 2019년 노·도·강의 경매 진행 건수는 170건에 그쳤고, 2020~2021년에는 한 해에 100건을 못 넘기기도 했다. 2022년 114건, 2023년 313건으로 늘어난 후 지난해 총 657건으로 한 해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5년 전인 2019년에 비하면 3.8배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경매건수는 3.18배(1064건→3386건) 늘었다.

같은 기간 노·도·강의 경매 거래는 서울 전체 증가세보다 가팔랐으나 낙찰가율은 평균에 못 미쳤다. 올해 노·도·강에서 거래된 223건의 평균 낙찰가율은 89.18%이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의 경매 진행 건수인 총 1082건의 낙찰가율은 95.54%였다. 노·도·강 경매 물건을 사려는 사람도 더 적었다. 노·도·강의 평균 응찰자 수는 7.07명인 반면 서울 전체 평균은 8.73명이었다. 

노원구 월계동 월계2단지주공의 전용면적 44.5㎡는 감정가 4억원이었으나 2번 유찰된 후 지난 13일 3억1138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78%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신동아 전용 85㎡는 감정가 5억9400만원이지만 4억8760만원에 매각돼 낙찰가율이 82%였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는 지난달 29일 전용 165㎡가 감정가 16억200만원에 나왔으나 낙찰가율 80% 수준인 13억115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금리 상승에 따라 월 상환 부담이 커진 영끌족들이 급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에는 지난 2019년 2%대 저금리에 부동산 폭등이 계속되자 1인 가구, 신혼부부, 갭투자(전세 낀 대출) 등 매수자가 대거 몰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노·도·강 내 아파트 거래 건수는 1만3398건, 2020년엔 2만1513건이다. 반면 지난해는 7440건에 그쳤다.

실거래가는 2019~2020년 대비 2억~3억원가량 낮아졌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는 전용면적 114㎡가 2021년 9월 9억8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올해에는 7억5000만~8억500만원에 매도 호가가 형성됐다. 도봉구 북한산아이파크는 전용 84㎡가 지난 4월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10월에는 신고가 12억원을 기록했던 평형대다. 노원구 월계주공2단지는 전용 84㎡가 2021년 6월 7억85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지만 지난 3월 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집값이 떨어진 와중에 대출금리는 2%포인트(p) 이상 올랐다. 2019년 하반기나 2020년 초에 5년 고정금리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매수자들에게 최근 금리 재산정 시기가 도래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예금은행의 주담대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평균 4.22%로, 2020년 1분기 평균 2.50% 대비 1.72%포인트 올랐다.

이에 서울 지역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월 말 기준 0.35%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빚 부담이 커지자 연체율도 연쇄적으로 상승한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부동산 폭등기에 개인의 선택으로 주담대에 신용대출까지 너무 과도하게 대출받은 사례가 많았다"며 "스트레스 DSR 규제는 신규 대출에 한해 적용돼 영끌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으나 오히려 과도한 선택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가산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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