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미국 금융시장에서 '셀 아메리카' 재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9일 한국시간 오후 5시20분 현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선물은 1.2%, 나스닥 100 지수 선물은 1.6% 하락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6% 가량 하락 중이다.
또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bp 상승한 4.52%를 기록하고 있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한 때 약 6bp 올라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넘어 5.01%까지 오르기도 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채권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웰스파고 전략가인 마이클 슈마허와 안젤로 마놀라토스는 고객 보고서에서 "이번 무디스 강등에 따라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각각 5~10bp(1bp=0.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지난주 거의 4% 하락했던 금 가격은 최대 1.4% 상승해 한 때 온스당 약 3250 달러(약 450만원)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나타났던 증시, 채권, 달러화가 모두 하락하는 이른바 '셀 아메리카' 흐름이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16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번 신용등급 강등의 배경으로 연방정부의 급격한 부채 증가와 감세 정책에 따른 재정 수입 감소를 지목했다. 2011년과 2023년에는 S&P와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춘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월가에서 커지고 있는 미국 국채 시장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추길 수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으로 촉발됐던 '셀 아메리카' 우려를 다시 되살리고 있다"고 짚었다.
싱가포르에 있는 바수 메논 OCBC 투자전략 총괄 전무는 "이번 신용등급 하락으로 미국 예외주의의 상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국 주식에서 유럽 주식 등 다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글로벌 주식 투자자들에게 미국 외 자산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히트 쿠마르 제프리 인터내셔널 수석 전략나는 "과거 사례를 보면 신용등급 조치의 영향은 대개 단기간에 그쳤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미 관세 전쟁이 많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미국 투자 신뢰도에 의문을 품게 했고, 대안을 찾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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