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미·중 갈등 수혜' 대응 이상無…고부가 국내·범용은 해외 '투트랙' 가동

  • 중국·동남아·중동 등 해외 거점 확대 '속도'

  • "품질은 국내, 원가는 해외"…K-조선 新생존 공식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사진=한화]
국내 조선사들이 밀려드는 글로벌 선박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해외로 생산기지를 넓히고 있다. 국내 조선소의 경우 고부가 선박 건조에 집중하고, 해외는 선박 부품 및 범용선 위주의 건조 작업에 '올인'할 계획이다. 업계는 국내와 해외 '투트랙' 전략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단 포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외 거점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조선사는 HD현대중공업이다. HD현대는 필리핀 수빅 조선소 일부 부지를 임대해 도크를 확보하는 것 외에도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에 합작 조선소를 설립하거나 해외 조선소와 협력을 통해 선박 건조에 나서고 있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5월부터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필리핀 수빅 조선소에서는 최근 홍콩 선사 시도쉬핑으로부터 수주한 11만5000DWT(재화중량톤)급 운반선 4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HD현대는 동남아 및 중동 생산시설을 활용해 건조선박 유형을 다양화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HD현대미포 종속회사인 HD현대베트남조선과 HD현대중공업이 사우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와 세운 합작조선소 IMI 등이 있다. HD현대베트남조선의 경우 현재 생산능력을 연간 15척에서 23척까지 확대하는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그리스 선사 센트로핀으로부터 수주한 원유운반선 4척을 중국 조선사 팍스오션을 통해 건조에 나선다. 그간 중국 조선사를 통해 선박 건조에 필요한 블록 제작은 요청했어도, 최종 선박 건조까지 맡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조선사로부터 선박 제조 블록을 수입해 오던 한화오션도 지난해 미국 필리 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선박 건조 역량을 10년 안에 연 1.5척에서 10척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조선사들이 해외 거점 확보에 적극적인 이유는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함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현재 조선업 초호황기로 인해 오는 2028년까지 국내 주요 도크가 사실상 꽉 찬 상태다. 이에 해외로 생산라인을 이원화해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선박 수요가 늘며 국내 조선사들이 기술 수준과 수익성을 분석해 고부가 선박은 국내에서, 범용선은 해외에서 처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중국과 선박 수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국내 조선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려면 '고부가가치 중심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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