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안 나는 부동산PF 정리·재구조화…목표치 23% 미달

  • 6월까지 부실PF 52.7% 정리…목표치의 77%

  • 부동산 경기부진으로 재구조화 지연된 영향

  • 금융당국 "부실 정리·재구조화 상시 관리"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를 위해 정부가 추진해온 '질서 있는 연착륙'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으로 사업성이 낮은 일부 부실 PF 사업장이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체 계획 달성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까지 유의·부실우려로 분류된 PF 사업장(총 23조9000억원) 중 52.7%(12조6000억원)가 정리(9조2000억원) 또는 재구조화(3조4000억원)될 예정이다.

이번에 금감원이 발표한 실적은 올 초 업무보고를 통해 발표한 상반기 목표치(16조2000억원) 대비 77.8% 수준이며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금융당국은 올 상반기 중 상당수 정리·재구조화를 마무리하고 일부 잔여 물량을 하반기까지 모두 정리할 계획이었다.

이는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PF 구조조정이 순차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분양 증가와 분양률 하락 등으로 인해 사업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단기간 내 매각이나 재구조화가 불가능한 경우가 증가했다.

한구 금감원 중소금융 부원장보는 "당초 목표치에서 미달된 3조원가량은 재구조화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재구조화 과정에서 대주단 교체, 사업 용도 변경, 인허가 문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정체된 구조조정 대부분은 상호금융권이었다. 6월 말 예상 잔여부실(11조4000억원) 중 새마을금고 등이 포함된 상호금융이 6조7000억원으로 전체 중 58%를 차지했다. 상호금융은 그간 부실한 부동산 PF 대출이 많았고 대형 금융회사에 비해 리스크 관리와 구조조정 역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에서는 향후 PF 시장의 급격한 충격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한 것은 맞지만 부동산 시장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당국이 예상하는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까지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 등에 따른 추가 부실 발생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부실 정리·재구조화를 상시적으로 추진해 부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방침이다.

한 부원장보는 "부실정리가 미진한 개별 금융회사에 대해 현장점검과 충당금 추가 적립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향후 현장검사 등을 통해 PF 대출 취급 과정상 미비점이 확인되면 즉시 보완하도록 하고 이를 업권에 공유해 건전성 관리와 여신심사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향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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