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마트폰 '메이드 인 USA' 압박… 삼성도, 애플도 '죽을 맛'

  • 삼성, 베트남서 50%·인도서 30% 생산

  • 미 시장 수출 가격-경쟁력 타격

  • 관세 부담, 결국 소비자 몫으로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갤럭시 AI 기능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갤럭시 AI 기능을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라"고 압박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미국산 갤럭시' 생산 요구가 현실화할 조짐에 삼성전자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해외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대해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해외에 제조 거점을 둔 삼성전자와 애플 등 업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자국 생산 확대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은 베트남 공장에서 나오고, 인도 기지가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일부 핵심 부품은 여전히 중국에서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방침이 현실화 한다면, 미국 시장 수출 가격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아직 관세 조치가 확정되진 않았기 때문에 향후 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애플의 공급망 분산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애플은 전 세계 아이폰 물량의 90%가량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중국 고관세를 우려해 인도 등 기타 국가에도 생산 기지를 증설하면서 공급망을 분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서 애플은 2027년까지 인도 생산량을 25%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애플 입장에선 트럼프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모든 아이폰 조립을 인도에서 하기로 한 것"이라며 "현재 애플 스마트폰의 90%가 중국에서 조립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기도 했다.

다만 트럼프의 바람대로 제조사들이 스마트폰 조립 라인까지 미국 내로 이전하기엔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증권 글로벌 기술 리서치 책임자는 애플의 경우를 예로 들어 "전체 공급망의 단 10%만 미국으로 이전하려 해도 약 300억 달러와 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봤다. 

일각에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관세 부담을 감수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익성 측면에서 보면, 아이폰 조립 라인을 미국으로 옮기는 것보다 25% 관세를 부담하는 편이 애플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번 관세 정책 방향이 특정 기업을 넘어 산업 전반에 미칠 파장도 우려된다. 무엇보다 고관세 여파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애플이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대당 약 1000달러인 아이폰 가격이 3배 이상 오를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품 가격 상승은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에선 글로벌 1, 2위 스마트폰 제조사에 대한 동시 압박은 미국 내 소비자 선택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식 '무역 압박'이 특정 기업에 직접 작용하는 방식으로 강도 높게 전개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메리 러블리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극단적 발언으로 협상력을 높이는 전술을 쓴다"며 "하지만 반복될 경우 미국이 예측불가능한 국가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공장이 미국에 없다면 결국 관세는 소비자가 부담하게 되고, 이는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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