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銀, 1분기 퇴직연금 181조...증권사와 무한경쟁

  • 작년 4분기 대비 3조1000억원대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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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은행권 퇴직연금 고객이 증권사로 넘어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은행권은 고수익 투자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거나 관련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등 기존 고객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5대 시중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81조9893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3조198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증권사 증가세는 3조6931억원으로 주요 은행권의 성장 폭을 넘어섰다. 은행권의 기존 고객과 잠재 고객들이 증권사로 이동하면서 증권사의 적립금 성장세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보유하고 있는 상품을 다른 금융사로 옮길 수 있는 서비스다. 이 과정이 번거로울 뿐 아니라 중도해지 등에 따른 일부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실물이전 제도 시행으로 이러한 부담이 최소화됐다. 이에 은행권에 몰린 퇴직연금 수요가 증권사, 보험사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공격적인 성향인 고객은 수익률에 예민해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은행 예금보다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찾으러 간다"며 "안정추구형인 고객은 여전히 은행 유치가 많다"고 말했다.

실물이전 제도가 아직 시행 초기인 만큼 은행에서 증권사로 자금이 이전되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은행과 증권사 양강 간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은행권은 다양한 성향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량 고객을 확보하고 부수거래 확대 또한 기대할 수 있어서다.

KB국민은행은 자산관리(WM) 고객그룹 연금사업본부 내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 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상품, 고객·수익률 관리, 제도·은퇴노후, 마케팅 등 분야별로 고객 수익률 제고를 위한 추진 과제를 수립·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초개인화 연금 수익률 관리시스템도 구축했다. 고객 행동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수익률 및 투자 행태를 고려해 수익률 관리 고객 세그먼트를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을 통한 퇴직연금 고객 분석 모델 및 목표기반 투자 엔진을 적용해 고객별 목표 달성 확률을 높이고 있다. 500개가 넘는 변수를 기반으로 AI 분석 및 예측을 통해 보다 정교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증권사에 없는 미국 관련 상품이나 환노출 주식형 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리스크가 평등화된 보통위험형 상품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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