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선거 후보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정신을 언급한 점을 놓고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천호선 전 노무현 재단 이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천호선 전 이사는 26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이준석 반론에 대한 재반론’이라는 제목의 글로 “동문서답으로 논지를 피해 가며 어제 저의 주장과 많은 보도를 가짜뉴스로 몰아가는 재주를 보니 (이준석 후보에게) 교활하다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다”며 “국민과 노무현 대통령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천 전 이사는 이날 이준석 후보를 이같이 비판하며 인터뷰 영상 두 장면을 게재했다.
그가 첫 번째로 올린 내용은 ‘노무현 장학생이 맞냐’는 질문에 과거에 이준석 후보자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부분이다. 두 번째 사진은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16주기 추모를 마치고 이준석 후보가 언론과 나눈 인터뷰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저한테 직접 장학 증서를 주시면서 저에게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대한민국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를 새기게 됐다”는 부분이다.
이에 천 전 이사는 “방명록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적었다”며 “이 말은 정말 교활하게 짜인 말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준석 씨가 받은 (대통령 장학생 증서는) 2003년에는 110명 정도 된다”며 “대통령이 직접 증서를 수여하고 격려사를 하지만 누구를 특정해서 덕담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앞의 영상처럼 단호히 노무현과 선을 긋던 자가 이제는 ‘저한테 직접’, ‘저에게’란 말을 넣어 마치 자신에게 개인적으로 특별한 덕담을 한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며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말이었다 하더라도 나에게 했다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우기며 빠져나갈 구멍도 생각했다고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적한 그리고 대부분 기사가 실은 내용은 (이준석 후보자) 태도의 돌변과 노 대통령이 자신에게 특별한 덕담을 한 것처럼 언급한 대한 것이다”며 “그런데 오늘 SNS 반론은 누군가의 거친 글 하나를 퍼오고 모 언론사 하나가 자신이 거짓말한다고 했다고 조치하겠다고 하면서 마치 ‘내가 이렇게 당당하게 대처하는 걸 보아라, 어제의 모든 기사가 다 가짜뉴스다’는 인식과 인상을 국민에게 지지자에게 주입하려는 정말 교활한 수법이다”고 꼬집었다.
또 “참으로 ‘탁월하다고 할 만한 사악한 기술이다”며 “어제 도착한 홍보물에는 자신의 ‘모든 여정은 노무현 정신 덕분이었다’고 썼다. ‘구역질 난다. 교활하다’는 표현이 전혀 과하지 않다. 이런 사람을 퇴출하기 위해 저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마저 생긴다. 이준석 후보에게 요구한다. 며칠 전 봉하마을에서의 인터뷰에 대해 국민에게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과하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지난 25일 서울 송파나루공원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유세 중이다. [사진=개혁신당 공보국 제공]](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5/05/26/20250526185409511004.jpg)
이어 오후엔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상장을 받는 사진을 제시하며 글로 “노무현 대통령 사후 설립된 노무현 재단의 장학금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 시기 국비 장학금 받았다니까 이제는 왜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받은 것처럼 장난치냐고 하면서 프레임 전환해 가면서 가짜뉴스 퍼뜨리려나 본데, 직접 장학 증서 주셨다”고 밝혔다.
또 “제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했더니, 민주당 관계자들이 단체로 발작하고 있다”며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았다. 보수가 어렵다고 하는 지역, 서울 상계동에 세 번 도전했고, 그보다 더 어려운 동탄에서 결국 당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소신에 따라 말했고,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당 내외 권위에 맞서 왔다”며 “그것이 제가 믿는 정치고 노무현 정신과 닿아있는 행보다. 노무현 정신은 특정 정당이나 인물의 전유물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보편적인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할 정신이다”고 천 전 이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탈권위, 소통, 그리고 소신”이라며 “이 정신을 누가 계승하겠다고 하자 이를 발작적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사실 그 정신을 왜곡하고 참칭하는 사람들이다. 노무현 정신은 누구의 독점물이 아니다. 그 정신을 실천하는 사람이 바로 그 계승자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이 후보가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입에 담을 자격이 없다”고 논평을 냈다. 이에 따라 천호선 대 이준석이라는 전·현직 정치인 설전에서 민주당 대 개혁신당으로 두 당의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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