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 가능한 여행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책임입니다.”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Envision.2025 글로벌 컨퍼런스’에 깜짝 등장한 영국 해리 왕자가 지속 가능한 여행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트래벌리스트(Travalyst) 창립자 자격으로 무대에 오른 그는 “완벽한 여행이 아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여행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를 위해선 업계가 여행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의미 있는 선택을 돕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 왕자는 2019년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글로벌 연합체 '트래벌리스트'를 출범시켰다. 트래벌리스트는 항공편의 탄소 배출량 표기, 숙소의 지속가능성 지표 제공 등을 통해 소비자 선택 기준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트래벌리스트의 협력사는 창립 초 트립닷컴을 포함해 5곳이었지만, 올해 13개 업체까지 확대됐다. 이들의 시장 가치는 3조 달러에 이른다.
그는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 이슈가 아니라 매년 1430억 달러의 손실을 불러오는 경제적 위협”이라며 “지속가능성은 도덕적 사명이자, 관광업의 미래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은 환경과 지역사회를 지키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올해 예약률은 전년 대비 34% 늘었다. 특히 지역 여행자의 80%가 전년보다 더 많은 여행을 계획 중”이라고 설명한 해리 왕자는 아태지역을 '지속가능한 여행의 전환지이자 게임 체인저'로 지목했다.
트립닷컴이 진행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아태지역 여행객은 전 세계 평균치보다 지속 가능한 옵션 선택 비중이 높았다. 특히 응답자의 38%는 문화적 영향까지 고려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 왕자는 “여행의 80% 가치는 자연에서 비롯된다”며 “산호초, 숲, 강, 야생동물이 살아있는 생태계야말로 우리가 지켜야 할 진정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주민 관광의 가치에 주목하며 “이들이야말로 지역 경제를 지탱하고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는 주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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