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완성차 5개사의 5월 국내외 판매량이 69만대를 넘기며 대미 관세 발효 전 볼륨은 유지했지만 제조사별 희비는 엇갈렸다. 내수시장 회복세가 더뎌지는 가운데 미국 관세 정책 여파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북미 시장 판매 비중이 높은 현대차·기아는 체면치레 유지에 그쳤다. 반면 중남미, 중동 등 신규 시장 진출을 적극 확대한 중견 3사는 수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적인 판매 호조를 보였다.
2일 현대차·기아·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지난 5월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한 차는 총 69만5236대로 전년동기(68만7530대)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완성차 5개사가 내수 시장에서 판매한 차는 총 11만3139대로 작년 5월(11만6552대) 대비 2.9% 감소했다. 같은기간 수출은 57만5844대로 0.9% 증가했다. 내수 판매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북미 시장 외에 수출길을 다변화 한 중견 3사의 글로벌 판매량이 증가하며 업체별 희비가 엇갈렸다.
현대차는 5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동월 대비 1.7% 감소한 35만7099대를 판매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보다 5.2% 줄어든 5만8966대, 해외에서는 0.9% 감소한 29만2208대를 각각 판매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5월 판매량이 9517대로, 전년동월대비 6.1%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관세 등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비우호적 경영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볼륨을 유지하는 한편 차세대 모델을 투입해 판매 확대의 모멘텀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아의 5월 판매량도 전년동기대비 1.9% 감소한 26만9148대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 4만5003대를 팔았고, 해외 시장에서 22만3817대를 팔았다. 내수 판매는 전년동월대비 2.4% 줄었지만 해외 판매는 2.6% 늘어난 수치다. 같은기간 특수차량 판매량은 328대로 14.8% 감소했다.
'중견 3사'는 수출 시장에서 선전하며 실적을 만회했다. GM 한국사업장은 5월 판매량이 5만29대로 전년동월대비 1.8%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만에 월 5만대 판매를 넘기며 선전했다.
국내 판매량은 1408대로 지난해 5월보다 39.8% 줄었고, 같은기간 해외 판매량은 0.1% 늘어난 4만8621대로 집계됐다. 특히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파생모델 포함)은 전년동기대비 1.5% 늘어난 3만2232대가 판매되며 5개월만에 월 최대 해외 판매량을 기록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파생모델 포함)는 총 1만6389대 판매됐다.
르노코리의 5월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47.6% 늘어난 9860대로 집계됐다. 내수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21% 늘어난 4202대, 수출 판매량은 18.4% 늘어난 5658대를 기록했다.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는 내수 시장에서만 3296대가 팔리며 실적을 견인했고, 멕시코·콜롬비아·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남미 및 중동 13개 국가 수출 물량의 초도 물량이 선적되기 시작하면서 수출량이 늘었다.
KG모빌리티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며 5월 판매량이 총 9100대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11.9% 늘어난 수치다. 내수는 전년동기대비 11% 줄어든 3560대, 수출은 34.2% 늘어난 5540대를 기록했다. KGM 측은 올 3월 출시한 무쏘 EV 판매 증가와 호주, 헝가리, 튀르기예 등 신규 시장 진출을 늘린 것이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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