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텐센트가 자사 게임 부문 강화를 위해 넥슨을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내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넥슨게임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 이상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양쪽 모두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인수설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유는 가격 산정 기준이다.
넥슨이 희망했던 매각 금액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약 13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텐센트가 평가한 가치는 약 7조~8조원 수준에 그쳤고, 결국 협상은 불발됐다. 판매자와 인수자의 온도 차가 뚜렷했다.
이날 기준 넥슨과 넥슨게임즈의 합산 시총은 약 23조원 규모다. 만약 이번 인수설이 사실이라면 텐센트가 넥슨에 대한 평가가치를 기존 시총 대비 61% 수준서 87%까지 대폭 올렸다는 것인데 현실성이 떨어진다.
창업자 일가 지분율이 98.64%에서 67.67%까지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셈법은 더욱 맞지 않는다.
NXC 2대 주주가 기획재정부인 것도 실현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현재 기재부가 보유한 NXC 지분율은 29.3%다. 텐센트가 넥슨 지배력을 온전히 확보하려면 유가족 지분 외 기재부 보유 지분에 대한 추가 인수가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친중’ 논란이 한 차례 가중됐던 만큼, 정부가 굳이 중국업체에 국내 1위 게임업체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창업자 일가의 배당금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도 인수 성사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유정현 NXC 의장과 두 자녀는 재작년엔 80억원, 작년엔 180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각각 수령했다. 실제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현재 영위 중인 문화, 복지 등 기타 사업들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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