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사퇴 후 전공의들 기류 변화…의정 갈등 물꼬 트이나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를 옮기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박단 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돌연 사퇴하면서 의정 갈등이 새 국면을 맞을지 주목된다.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수련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데다, 복귀 전공의를 중심으로 대화 재개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25일 정치권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2명과 24학번 의대생 1명은 전날 저녁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주민 위원장과 교육위원회 김영호 위원장을 만났다. 면담은 2시간 가량 이어졌다.

이들은 '감정을 배제하고 현안 해결을 위한 실질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참석자들은 윤석열 전 정부가 의학 교육과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고, 이를 회복하려면 신뢰에 기반한 논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전날 오전 내부 공지를 통해 모든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수련병원과 의대 복귀를 희망하는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 부재로 인해 대전협 새 지도부 구성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전날 김은식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대표, 한성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 김동건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 박지희 고려대의료원 전공의 대표는 새 비대위 체제를 꾸리기 위해 대전협 임시 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현실적 판단이 필요하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파행을 막고 대한민국의 무너진 의료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장 의정 대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새 장·차관이 지명되더라도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