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세대 KTX-이음 조기 납품 성공으로 'K-철도' 경쟁력을 또 다시 입증했다. 탄탄한 품질, 첨단 기술력, 적기 납품이라는 3가지 경쟁력을 통해 국민들에게 쾌적한 고속철을 지속 제공하고, 국내 철도 기술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앞장서겠다."
김정훈 현대로템 레일솔루션사업본부장은 지난 24일 2세대 KTX-이음 미디어 시승회에 참석해 "300여개 부품 협력사들이 긴밀하게 소통해 '원팀'으로 움직여준 결과, 2세대 KTX-이음의 납기일을 무려 140일이나 단축했다"면서 "세계가 K-철도를 주목하는 가운데 이룬 값진 성과"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승회는 2세대 KTX-이음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출발해 광주송정역까지 약 2시간 가량을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세대 KTX-이음은 현대로템이 2021년 12월에 수주한 총 84량(6량 1편성) 규모의 사업으로, 회사 측은 한국도시철도공사(코레일)와 약속한 납기일(10월 31일)보다 약 4개월 빠른 지난 13일 초도 물량을 납품했다. 국내 최초의 동력분산식 고속철로, 2021년 1월 1세대(2016년 계약) 출시 후 약 4년만에 출시된 2세대 모델이다. 열차는 코레일의 시험운행을 거쳐 이르면 4분기부터 서해선, 동해선, 경강선, 여주원주선 등에 순차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열차는 승차감·소음·안전성 등 3가지 측면이 대폭 강화됐다. 공명상 고속&SE실장은 "차체 주행과 제동기능을 갖춘 대차 부문에 성능이 개선된 서스펜션을 설치했고, 노면 충격 경감을 위해서는 하부에 보강재를 추가했다"면서 "천장과 차량 측면부에도 차음 기능을 강화해 1세대 이음과 비교하면 소음과 승차감이 각각 20%씩 개선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이번에 개발한 2세대 KTX-이음을 기반으로 우즈베키스탄(우즈벡)에 수출할 고속 차량을 제작중이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한국철도공사와 민관 합동으로 우즈벡 철도청이 발주한 2700억원 규모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공급 및 유지보수 사업을 수주했다. 오는 2027년까지 시속 250㎞급 전기 동력분산식 고속철 42량(6편성)을 공급하는 계약으로, 우즈벡에 최초로 도입되는 한국형 동력분산식 열차다.
김정훈 본부장은 "2세대 KTX-이음을 기반으로 개발될 수출용 'K-고속철'은 현재 우즈벡이 운영중인 스페인산 고속철보다 수송 능력이 높고 추진 제어나 가감속 등 안전성도 뛰어나다"면서 "수명이 30년 이상인 철도 운영의 특성상 기술 및 유지 보수 노하우가 중요한데 한국 고속철의 경우 현대로템과 코레일이 '원팀'으로 뭉쳐 고속철 운영과 유지보수 역량을 하나의 패키지로 제공하기 때문에 수출 경쟁력이 높다"고 했다.
이어 "현재 호주에서 현대로템이 납품한 시드니 2층 전동차가 상업 운전 중이고, 2032년께에는 호주 브리즈번 올림픽을 앞두고 추가 발주가 예상돼 해외 법인을 세우고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면서 "최근 수주에 성공한 모로코를 비롯해 중동 UAE, 동유럽 등에서도 추가 수주 기회가 예상돼 300여개의 부품 협력사들과 긴밀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는 GTX 등 대심도 터널을 달리는 고속철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일반 전동차도 대심부 주행에서 추진 제동 성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력을 한 차원 끌어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해외 철도 노후화에 따른 'K-철도'의 빅사이클을 목전에 둔 만큼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속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해 강력하게 보호하고 있는 중국, 일본, 유럽 등과 달리 한국은 해외 업체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 역차별적"이라며 "고속철은 부품 국산화율이 90%에 육박해 수출 시 낙수효과가 매우 크고, 특히 한 번 도입되면 생애주기가 매우 길어 유지 보수 비용이 높을 수록 국부 유출의 리스크가 큰 만큼 한국도 제도적으로 철도 기술을 보호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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