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직해병 특검팀이 2일 공식 수사 개시를 앞두고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에 대한 선제 수사 방침을 밝혔다. 수사의 시작은 해병대 고(故) 채수근 상병이 안장된 대전현충원 참배였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는 1일 오전 특검팀 간부들과 함께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채 상병 묘소를 참배하고 “안타까운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방명록에 남겼다. 이 특검은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결의를 다지고자 이곳을 찾았다”며 “첫 번째 소환 대상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으로 정했다. 그는 이 안타까운 죽음에 가장 밀접히 관련된 인물”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 특검은 묘비를 한참 바라보며 묵념했고, 묘비를 직접 어루만지는 장면도 포착됐다. 특검팀은 이날 현충탑 참배를 시작으로 총 11명이 함께 묘역을 방문해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수사 개시를 앞둔 결의를 다졌다.
순직해병 특검팀은 김건희 특별검사팀과 수사 범위가 중첩된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을 자신들이 먼저 수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은 “김건희 특검인 민중기 특별검사와 협의했고, 우리가 먼저 수사하기로 했다”며 “김건희 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많기 때문에, 겹치는 부분에 대해선 공조하되 우선적으로 우리가 수사한다”고 설명했다. 민중기 특검도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중복 수사 대상에 대해 양측이 협의·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은 2023년 7월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 여사가 임 전 사단장이 처벌받지 않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정황에서 비롯됐다. 김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며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고, 이후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초동 수사 결과에서 빠졌다.
특검팀은 2일 수사 개시와 동시에 임 전 사단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채 상병 부대장이었던 임 전 사단장은 당시 구명조끼도 없이 하천 수색에 투입된 채 상병에게 무리한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그를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조사하는 한편, 김 여사 연루 의혹도 추궁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직해병 특검은 공수처로부터 대통령실과 국방부 고위 관계자의 수사 외압 혐의 사건, 대구지검으로부터 임 전 사단장 관련 사건을 각각 넘겨받아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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