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순천대학교와 돈키호테콜렉티브가 공동으로 협력한 전시 '푸른 웃음 소리'가 지난 6월 27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초반 교육자이자 언론인, 사회운동가로 활약한 '벽소 이영민'의 예술적 자취를 돌아보는 자리로, 순천 지역의 문화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1930~50년대 국악계를 중심으로 한 '국악인 초상사진 아카이브'가 국내 최초로 공개된 점이 주목을 받았다. 총 51점으로 구성된 초상사진 아카이브는 벽소 이영민이 인물 사진 옆에 직접 쓴 한시와 서예를 결합해 선보인 연속적 포토몽타주 형식으로, 당시의 국악계와 벽소의 예술적 실험을 담아낸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에는 이 외에도 벽소의 창작 판소리 단가인 '순천가', 자필 시집 '벽소시고', 독창적인 서체인 '벽소체' 등이 함께 공개되어 관람객들에게 다채로운 예술적 영감을 선사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일반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오프닝 퍼포먼스에서는 제정화 명창이 판소리 단가 <순천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전시의 서막을 알렸고, 이어진 강연 및 세미나에서는 벽소의 삶과 작품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그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특히 “이영민을 따라 걷는 원도심 장소 탐험”은 순천의 역사를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순천대학교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전시 도슨트 교육 프로그램도 큰 호응을 얻으며, 전시와 연계한 교육적 효과를 배가시켰다.
박혜강 디렉터(전시 총괄기획자)는 “벽소 이영민은 당시 지역성과 시대성을 반영한 예술적 실험 정신의 상징”이라며 “그의 다층적 성취를 대중과 나눌 수 있어 깊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순천대 강성호 학술연구교수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대학과 지역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사 교육의 장으로 확장된 사례다”며 “향후 지역사와 문화예술을 연결하는 더 많은 프로그램을 기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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