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2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간 VIP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반기부터 법인 투자가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양사는 일명 '고래'로 불리는 고액 자산가를 선점해 향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이달 초부터 분기별 거래량 상위 고객을 선정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컨시어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고액 자산가 관심사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는 물론 코인 출금 한도 상향, VIP 전용 고객센터 운영 등 혜택을 포함하고 있다.
맞춤형 서비스는 고객이 업비트 내 VIP 프로그램 페이지에서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건강 △라이프스타일 △골프 △여행 등 4가지 분야로 구성돼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정밀 암 진단, 프리미엄 한방 케어, 골프장 리무진 이동, 프로 골퍼 동반 라운딩 등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가 마련돼 있다.
빗썸도 지난해부터 VIP 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월 거래금액이 1000억원을 초과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골프 △프리미엄 요트 투어 △해외여행 △명품 구매 등 연간 1억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 △해외 여행(비즈니스 항공권·숙박권·스파 이용권 등) 혜택도 추가했다.
양사가 내놓은 '코인 대여' 서비스도 큰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레버리지를 활용한 고위험, 고수익 투자 전략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4일 출시된 업비트의 '코인 빌리기' 서비스는 원화를 담보로 담보금 대비 20~80%에 상당하는 코인을 빌려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이보다 더 공격적인 투자를 제공하는 빗썸의 '코인대여(렌딩플러스)'는 보유 담보 자산 대비 최대 4배까지 코인을 대여할 수 있도록 했다.
업비트와 빗썸이 이처럼 VIP 고객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는 대형 투자자가 이탈하는 것을 방지해 거래소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 법인과 전문투자자의 가상자산 매매가 가능해지면서 이들이 거래소 선택에 참고할 만한 기준으로 'VIP 고객 확보 수준'이 중요한 지표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법인 고객으로서는 규모가 큰 거래가 이뤄지는 플랫폼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미 고액 자산가들이 활발히 거래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수요가 있다"며 "VIP 고객 규모가 거래소의 안정성과 경쟁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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