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창업자 건강악화 '사면초가' 카카오...AI 전략 이상없나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카카오가 창업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김범수 창업자 건강 문제와 사법 리스크, 주요 파트너와 협력 중단, 그리고 경영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사면초가 상황에 놓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 창업자는 치료 중 암 재발 사실을 확인해 최근 수술을 받았다.
 
그는 지난 3월 암 치료를 이유로 카카오 CA협의체 공동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건강 악화는 김 창업자 경영 활동에 큰 제약을 초래하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김 창업자는 건강 문제로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관련 주가 조작(자본시장법 위반) 1심 공판에 불출석하며 사법 절차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카카오는 김건희씨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씨와 관련된 '집사게이트' 의혹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김씨가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가 누적 손실 수백억 원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모빌리티 등에서 184억원을 투자받았다는 의혹에서 비롯됐다.
 
특검팀은 부정 거래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김 창업자를 소환하려 했으나 건강 문제로 17일 조사는 불발됐다. 대신 21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김 창업자는 현재 참고인 신분이지만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창업자는 지난해 8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이 사건은 카카오의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 특히 사법 리스크가 연이어 터지며 투자자와 파트너 기업들이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의 위기는 사법 리스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19년 지분 맞교환으로 시작된 SK텔레콤과의 전략적 동맹이 6년 만에 사실상 종료되며 사업 협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카카오 투자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1일 SK스퀘어 지분 248만6612주를 4296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목적은 인공지능(AI) 등 미래 투자 재원 확보로 알려졌다.

양사는 통신, 커머스, 콘텐츠, AI 분야에서 시너지를 약속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카카오의 '카나나'와 SK텔레콤의 '에이닷' 등 각자 AI 서비스에 집중하며 협력 대신 경쟁 구도를 선택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적과의 동침' 모델이 ICT 산업의 급변 속에서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세계그룹과의 SSG페이·스마일페이 매각 협상도 최근 무산됐다. 카카오페이와 신세계는 가격과 조건을 조율했으나 카카오 본사의 투자 우선순위 변경으로 협상이 중단됐다. 신세계그룹 측은 "카카오그룹의 전략 방향 변화로 협업 논의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연이은 협력 중단은 카카오의 대외 신뢰도 하락과 사업 확장 전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이재명 정부의 AI 육성 정책에 맞춰 대형 인프라 투자, 글로벌 기술 제휴, R&D 확대, AI 기반 신사업 등 전방위적 전략을 펼치며 AI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SK스퀘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AI 등 미래 성장동력에 투입하며 새로운 신성장 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법 리스크와 협력 파트너십 해체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은 카카오의 AI 전략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IT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김건희씨와 연루된 사법리스크 결과에 따라 정부의 AI 정책에서도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가 내부 리스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라며, "AI 투자 성과가 단기간에 가시화되지 않으면 신뢰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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