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제지 포춘이 지난해 매출 기준 500대 중국 기업을 발표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영 기업들이 상위 10위를 석권했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민영 기업들이 약진했다.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기술 기업들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22일 포춘이 발표한 ‘2025년 포춘 중국 500대 기업’ 순위에 따르면 스테이트그리드(중국국가전력망공사)가 매출 5484억 달러(약 756조6274억원)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와 시노펙(중국석화)가 각각 2위, 3위에 오르며 뒤를 이었다. 애플 최대 협력사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은 6위로 대만 기업 중 유일하게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본토 기업 중 10위 안에 든 기업은 없었다. 징둥이 두계단 상승한 11위에 오르며 민영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전기차 업계에서는 민영 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화웨이의 전기차 협력 업체인 세레스(사이리쓰)는 404위에서 169위로 235계단이나 뛰며 전체 기업 중 가장 큰 폭의 순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레스는 화웨이와 손잡고 전기차를 선보인 최초의 자동차 업체로 두 기업이 합작해 만든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가 인기를 끌면서 세레스의 지난해 매출은 201억7700만 달러로 299% 폭증했다.
반면 국유 전기차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둥펑자동차는 매출이 11% 감소해 64위에서 73위로 하락했다. 상하이자동차도 매출과 이익이 각각 17%, 88% 쪼그라든 탓에 30위에서 38위로 밀려났다. 이치자동차와 광저우자동차도 매출과 이익 모두 감소세를 보였고 순위도 밀렸다. 국유 기업 중에는 그래도 체리자동차가 해외 판매 호조로 매출이 53% 증가하면서 100위에서 49위로 올라섰다.
배터리 기업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CATL(닝더스다이)은 지난해보다 9계단 하락한 77위를 기록했다. 이익은 13% 증가했으나 매출이 11% 감소한 영향이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성장세를 보인 고션하이테크(궈쉬안)는 422위에서 394위로 상승했다.
‘딥시크 열풍’ 속 기술 기업들의 성장세도 돋보였다. 민영 기업 중 1위를 기록한 징둥을 비롯해 알리바바는 18위(3계단 상승), 텐센트(텅쉰) 32위(6계단 상승)에 안착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는 기술 기업 중 유일하게 올해 처음으로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게임과 광고가 주도한 매출 증가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적자를 이어오던 빌리빌리는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된 바 있다. 포춘은 “경쟁 심화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간 중국 대표 기술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부동산 시장 침체 문제는 여전했다. 포춘에 따르면 500대 기업 중 총 57개 기업이 적자를 기록했는데, 손실 상위 10위 기업 중 9개 기업이 부동산 기업이었다.
한편 500대 기업의 총 매출은 14조2000억달러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다만 순이익은 7564억 달러로 전년 대비 약 7%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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