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에 F-16까지 동원…미·중 대리전 우려도

  • 러시아제 BM-21 다연장로켓포 등 중화기와 F-16 전투기 동원

  • 美·中 군사 지원 받는 태국·캄보디아…미·중 간 긴장의 연장선

2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BM-21 다연장 로켓 발사기가 태국-캄보디아 국경에서 돌아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캄보디아 BM-21 다연장 로켓 발사기가 태국-캄보디아 국경에서 돌아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 지역에서 24일(현지시간) 중화기를 동원한 교전이 발생해 최소 2명의 민간인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양국이 각각 미국과 중국의 군사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이 미·중 전략경쟁의 대리전 무대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태국 정부는 이날 오전 분쟁 지역인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우다르미언쩨이주 접경 지역에서 캄보디아군의 발포로 교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태국 민간인 최소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충돌로 인근 86개 마을에서 주민 4만여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태국은 캄보디아와의 모든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다.
 
태국군에 따르면 교전은 캄보디아군 드론이 상공을 선회한 뒤 무장 병력 6명이 태국군 기지에 접근해 발포하면서 시작됐다. 양측의 총격전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캄보디아군은 러시아제 BM-21 다연장로켓포를 포함한 다양한 중화기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태국군 병사 2명도 부상을 입었다. 이에 태국은 F-16 전투기 6대를 출격시켜 국경 일대 도로에 폭탄 2발을 투하했다.
 
반면 캄보디아는 태국 측이 먼저 공격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말리 소찌어따 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은 태국군의 캄보디아 영토 침입에 대응해 방어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밝혔다. 훈 센 캄보디아 상원의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캄보디아 영토 2개 주가 태국군의 포격 공격을 당했다면서 캄보디아군을 차분하게 믿고 있으라고 캄보디아 국민에 촉구했다.
 
이번 교전은 지난 5월28일 태국·캄보디아·라오스 3국이 접경하는 '에메랄드 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한 사건 이후 양국의 군사적·외교적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어났다. 또한 태국 정부는 최근 캄보디아 측이 매설한 지뢰로 인해 자국 군인들이 다친 사건을 문제 삼아 주태국 캄보디아 대사를 추방하고 자국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는 등 외교 관계를 격하했다.

이에 캄보디아 정부도 태국과의 외교 관계를 최저 수준으로 격하하기로 결정했다. 캄보디아 매체 크메르 타임즈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양국 외교 관계를 대사관 내 두 번째 고위직인 차석 참사관(Second Charge d’Affaires)급으로 낮췄다.

이번 무력 충돌은 양국의 외교·군사적 배경을 감안할 때 단순한 국경 분쟁을 넘어 미·중 대결의 연장선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태국은 전통적으로 미국과 긴밀한 군사 협력을 이어온 동맹국이다. 매년 미군과 합동 군사훈련인 '코브라 골드'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미국으로부터 F-16, F-5, 블랙호크 헬기 등 첨단 무기를 지원받아왔다.
 
반면 캄보디아는 중국과의 군사 협력 수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중국은 캄보디아에 중국제 탱크, 장갑차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2주간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캄보디아 왕립군(RCAF)이 연례 합동군사훈련 '골든드래곤 2025'를 실시한 바 있다. 특히 캄보디아의 '레암 해군기지'가 중국의 독점 해군기지로 사용될 것이라는 의심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홍콩 매체 아시아타임즈는 "(태국과 캄보디아의) 치명적인 국경 충돌의 이면에는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적인 군사 지원이 자리잡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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