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설립된 PECC는 정부·산업계·학계를 아우르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책 싱크탱크로 APEC 공식 옵서버로 활동하고 있다. PECC은 아태지역 경제협력체 설립 구상을 마련해 1989년 APEC 출범에도 기여했다.
올해 한국이 20년 만에 APEC 의장국을 맡아 서울에서 개최되는 이번 총회는 '변화하는 국제 질서 속 아시아·태평양 협력의 재구상'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글로벌 통상·인공지능(AI), 인구구조 변화 등 3개 분야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여한구 본부장은 2024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 대학교 교수와 함께 특별연설자로 초청받아 글로벌 통상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중장기 통상 전략과 함께 앞으로 APEC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무역, 기술, 공급망이 더 이상 경제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가 안보와 직결되고 과거 협력기반이었던 상호의존성이 최근 보호무역 기조 아래 오히려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 본부장은 우리나라의 높은 무역의존도(90% 이상)와 제조업 비중(27%)을 고려할 때 이러한 통상 환경 변화는 우리 경제에 더욱 민감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우리의 대응 전략으로 아세안·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확대를 통한 공급망 및 시장 다변화,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통상·산업·안보를 결합한 융합정책 강화, 기후변화, 공급망, 인공지능 등 신통상 규범 형성 주도 등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산업과 통상은 이제 따로 갈 수 없는 정책"이라며 전략산업과 통상협상, 해외투자, 기술협력을 묶는 패키지형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그간 글로벌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통상질서의 판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변곡점에서 APEC 차원에서의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협력방안 모색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간 아태지역 경제발전과 번영을 위해 정책 아이디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온 APEC과 PECC이 다시 한번 아태지역 협력과 연대의 길을 함께 써내려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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