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보현 "'악마가 이사왔다', 자신감 생겨…알아갈 기회 얻었다"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안보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안보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속 '길구'는 배우 안보현에게 새로운 얼굴을 선물했다. 그간 액션, 스릴러, 로맨스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강렬한 존재감을 쌓아온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순수하고 무해한 인물을 연기하며 연그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지금껏 했던 강인한 모습과는 상반된 캐릭터라고 해서 도전하는 마음으로 임했어요. 이 친구는 세상에 있을 법한 친구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성적이고 자기 상처를 드러내고 싶지 않은 모습이 저 어릴 때와 닮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굉장히 확 와닿았어요. 누군가를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인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길구를 선택했죠."

'길구'는 퇴사 후 무미건조 집콕 일상을 보내던 청년 백수. '너드' 캐릭터는 안보현에게도 신선한 시도였다. 몸과 액션으로 강렬함을 표현하던 그가 이번엔 내면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연기에 도전했다.

"강인한 역할을 고집한 건 아니고, 신체적인 외형이 맞아떨어져서 그런 캐릭터를 했던 것 같아요. 길구는 전혀 다른 결의 인물이라 도전하고 싶었어요. 표현해낼 수 있던 건 저와 길구 사이에 교집합이 있었기 때문이죠."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안보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안보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안보현은 작품을 촬영하면서 길구와 자신 사이의 의외의 접점을 발견했다.

"길구가 멍뭉미, 너드미가 있어서 저랑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어떤 작품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드려서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전 힘듦이나 상처를 남과 공유하지 않고 속으로 삭이는 편이에요. 기쁜 일은 공유하지만, 힘든 건 제 안에서 이겨내려고 하거든요. 극 중 길구가 일하는 게 다 힘들다고 하지만 사실 일 때문이 아니라 길을 잃었던 거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 부분이 저와 닮아서 와닿았어요."

'길을 잃은' 청년이 누군가를 만나 조금씩 변화하는 이야기. 그 여정을 함께하며 안보현도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됐다.

"길을 잃었다기보다는 선택의 길에 섰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지점이었어요. 극 중 길구처럼 말 한마디로 치유 받기도 하고, 지금의 제 위치에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보답하는 위치가 되니까 기분이 좋더라고요. 그런 점이 오버랩됐다고 생각해요."

그는 상대역 임윤아의 변화무쌍한 연기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윤아 씨 성향이 털털하고,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아요. 악마 선지의 에너지가 느껴졌어요. 낮 선지는 윤아가 원래 가지고 있는 성향이 잘 녹아들었던 것 같고요. 선과 악을 오가는 연기를 정말 잘했어요. 악마 선지에서 매력이 잘 드러난 것 같아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안보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안보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장르적 요소가 다양하게 녹아 있는 이번 작품은 안보현에게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장르가 다 있어서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되짚어봤을 때 제가 호러, 스릴러 같은 걸 해봤었나? 싶은데, 사운드적인 요소들이 여름 극장가에 잘 맞는 느낌이에요. 길구 입장에서는 이게 로맨스라고 생각했어요. 낮 선지를 보고 반해서 우유 원샷하고 사러 가는 모습, 멍하니 있는 표정… 길구에겐 처음 느끼는 감정이었죠. 서로 표현 못하는 로맨스, 힐링물이지 않나 싶어요."

'무해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본인도 따뜻한 위로를 받았다는 그는, 길구라는 인물의 성장이 곧 관객에게 전할 메시지라고 말했다.

"길구의 성장이라고 볼 수 있어요. 닫혀 있던 마음을 누군가에게 공유하면서 깨우치는 게 있고, 그게 과감한 시도이자 도전이었죠.'이 친구가 성장하고 있구나' '과감해졌구나' '감춰져 있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더 좋았죠."

센 이미지로 익숙했던 그이기에, 이번 작품은 연기적 스펙트럼의 확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으로 크게 얻은 건 자신감인 것 같아요. '잘할 수 있으니까 하자'가 아니라 '이런 연기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결과물을 보고 나니까 '두려워할 필요 없겠구나' 싶었어요. 모든 게 처음이고, 이 직업 자체도 그런 거잖아요. 여러 작업을 하다 보면 제 자신을 더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안보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주연 배우 안보현 [사진=에이엠엔터테인먼트]

스크린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남다르다. 관객에게도 진심이 닿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손익분기점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되느냐고들 하시는데… 2년이나 된 작품이지만 재밌게 촬영했던 작품이에요. 스크린에 제 얼굴이 나오는 걸 보니 감개무량했고요. '우리 영화가 올여름을 기다렸구나' 할 정도로 값진 시간이었어요. 좋은 추억을 만든 영화라 많은 분들이 오셔서 함께 감정을 공유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극장에서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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