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테크] 퇴직연금 수익률, 은행>증권사…"당분간 은행이 강세"

  • 증권사 고위험 상품의 최근 수익률 부진 영향

  • 은행 고금리 장기채권이 평균금리 방어 '톡톡'

  • "장기적 안목 필요…꾸준한 포트폴리오 관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에서 은행이 예상외로 증권사를 제치고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금리 고점기에 장기물 상품을 담은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하반기 이후에도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12개 은행 개인형퇴직연금(IRP) 운용자산 중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최근 1년간 수익률은 6월 말 기준 평균 6.4%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14개 증권사(6.31%)보다 0.09%포인트 높은 수치다.

확정기여형(DC형)과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도 마찬가지였다. 은행권 원리금 비보장형 DC형 퇴직연금 자산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7%로 증권사 평균(6.34%)보다 0.66%포인트 높았다. DB형 퇴직연금의 원리금 비보장 상품은 은행(6.1%)이 증권사(5.95%)를 0.15%포인트 차로 제쳤다.

이는 증권사에서 주로 판매하는 고위험 상품의 최근 수익률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증권사 퇴직연금은 원리금 보장 상품보다 펀드,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실적배당형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미국 증시 변동성 영향으로 해외 펀드 성과가 기대치를 밑돌았다.

반면 은행은 금리가 높은 시점에 장기채권을 많이 확보한 덕분에 금리 하락 국면에서도 평균금리를 방어할 수 있었다. 상품구성 측면에서 보면 금융주, 배당주와 같은 대형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최근 시장 상황과도 맞아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미국 증시보다 국내 채권·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채권형 비중이 높은 은행형 상품의 안정적 수익률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민령 우리은행 연금사업부 과장은 "은행권 퇴직연금 자산은 국내 자산과 채권 등 안정형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국내 시장이 양호할 때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 채권형 자산 비중이 높은 쪽의 성과가 추가로 개선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균형 잡힌 자산 배분을 하라고 조언한다. 퇴직연금이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운용되는 상품인 만큼 6개월~1년 등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꾸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1~2%포인트 수익률 차이가 누적되면 은퇴 자산 격차는 생각보다 크게 벌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매달 100만원씩 30년 동안 퇴직연금을 불입한다고 가정하면 연 6% 수익률은 자산이 10억원으로 늘어나는 반면 연 7% 수익률은 12억원 넘게 불어나게 된다. 1%포인트 수익률 차이만으로 최종 자산이 2억원 이상 벌어지는 것이다. 꾸준한 점검과 관리 여부가 노후 자산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작은 수익률 차이가 장기간 누적되면 자산 격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따라서 퇴직연금은 단순히 한 번 가입하고 방치하는 상품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운용 성과를 확인하고 자산 배분을 조정해야 하는 '관리형 자산'이라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꾸준한 퇴직연금 관리와 수익률 점검이 노후 자산 크기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며 "금리와 시장 환경에 맞춰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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