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3박 6일 순방 마무리…한·미 신뢰·경제·동맹 협력 강화 성과

  • 양국 핫라인 구축…원자력 협정 개정 가능성도 주목

  • '팩트시트' 없어…주요 쟁점 논의 간 돌발 변수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며 함께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박 6일간 연쇄 순방 일정을 마치고 28일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통상 안정화 △한·미 동맹 현대화 △새로운 협력 분야 개척 등에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것은 한·미 양국이 신뢰 관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이 대통령의 ‘실용 외교’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반중 노선’과 이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상반됐기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을 견제하고 위축시키기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의 중재자’임을 강조하거나 백악관 방명록 서명에 사용했던 펜을 선물하는 등 임기응변을 발휘해 회담 분위기를 주도했고 돌발상황 없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회담을 마무리했다.

따라서 회담에서는 양국 간 민감한 갈등 현안에 대한 논의가 자제됐고 한반도 문제에서 양국 간 협력과 역할이 강조되는 등 동맹의 의미와 위상을 재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SNS에 게시한 글에 대해 ‘오해’라고 해명하거나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등 양 정상 간 신뢰가 강화된 모습도 보였다.

경제·통상 안정화 역시 이번 회담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양 정상은 지난 7월 말 타결된 통상협상의 후속 조치를 논의했다. 다만 민감한 분야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자제했다. 세부 조율은 과제로 남겼지만 양 정상은 큰 틀에서 협력 강화라는 방향성을 마련했다.

미국이 강조해 온 ‘동맹의 현대화’도 이번 회담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선제적으로 국방비 증액 의지를 밝히며 한반도 안보를 위한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동시에 주한미군 활동 반경 확대나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등 민감한 사안이 의제로 오르지 않도록 유도해 미국의 방위비 인상 요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조선업을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고 미국 시장을 개척했다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해 반도체·조선·원전·AI·문화산업 등 전략산업 전반에 대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반도체 협력 확대를, IBM은 연세대와 양자컴퓨터 구축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HD현대와 서브레스캐피털은 조선 공동 투자 프로그램을, 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엑스에너지는 소형원자로(SMR)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계기로 조선과 원자력, 항공, LNG(액화천연가스), 핵심 광물 등 5개 분야에서 계약 2건과 MOU(업무협약) 9건을 체결하는 등 실질적 성과도 도출됐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거듭 강조하면서 독자적인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능력 확보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양국은 관련 사안에 대해 추가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와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양국 비서실장 간 ‘핫라인’ 구축도 주목된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만나 지속적인 소통을 위해 양국 간 ‘핫라인’ 구축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양국은 주요 현안과 상황을 긴밀히 공유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하게 됐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양한 성과가 도출됐음에도 공동성명이나 ‘팩트시트(공식 문서)'가 채택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합의 내용을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쌀·소고기 시장 개방, 대미 투자펀드 성격, 한·미 동맹 현대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등 주요 쟁점들이 향후 실무협의 과정에서 돌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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