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 조치가 결정된 후 2금융권으로 자금 유입이 뚜렷해지면서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다시 1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이 같은 흐름이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01조1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99조5159억원에서 약 1조5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3월 말 99조5873억원으로 떨어졌던 수신은 4개월 만에 다시 100조원대를 회복했다.
업계에서는 이달 예금자보호 한도가 기존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됨에 앞서 2금융권으로 ‘머니 무브’ 현상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보호 한도 확대로 예금 안정성이 높아지자 대형 시중은행에 머물던 자금이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제2금융권으로 흘러들었다는 의미다.
다른 2금융권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 수신 잔액 합계는 667조4343억원으로 한 달 만에 1조82억원 늘어났다. 전년(637조263억원) 대비로는 30조4080억원(4.77%) 증가했다.
또 자금이 2금융권으로 추가 이동하려면 시중은행 예·적금 잔액이 줄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8월 말 954조7319억원에서 이달 15일 957조2570억원으로 2조5251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도 44조2737억원에서 44조9263억원으로 6526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보 한도 확대가 유입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 경쟁력이 약화되면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실제 한도가 내려간 이후인 3분기까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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