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러시아의 에스토니아 영공 침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2일(현지시간) 긴급회의를 연다.
21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는 유엔 본부가 있는 미 동부 시간으로 2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고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이 밝혔다. 이는 지난 19일 러시아 전투기 3대가 약 12분간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한 사건에 대해 에스토니아가 안보리 소집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에 대응해 에스토니아에 배치된 이탈리아 F-35 전투기 등을 긴급 출격시켰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전투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비행이 "국제 규칙을 철저히 준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르구스 차흐크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의 행동이 "모든 유엔 회원국의 안보에 필수적인 원칙을 훼손한다"면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저지른 행동에는 유엔 안보리가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스토니아 외무부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번 사안을 나토 영공에 대한 '노골적이고 무모하며 명백한 침해'이자 러시아의 '국제법 반복 위반'으로 규정하고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역시 회의 참석을 요청해 자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 요청은 9월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국에 전달됐다. 안보리 선출직 이사국인 한국은 9월 한 달간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X에 "34년 만에 처음으로 에스토니아가 안보리 긴급회의를 요청했다"며 "이는 공격적 러시아가 유럽의 안정성에 제기하는 위협의 전례 없는 규모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앞서 나토 동부전선의 또 다른 회원국인 폴란드는 지난 9~10일 밤 러시아 드론이 영공을 대거 침범했다고 발표했으며, 루마니아 영공 역시 지난 13일 러시아에 의해 침범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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